[인문학 뉴 트렌드]<4>트랜스내셔널리즘

  • 입력 2008년 4월 3일 03시 01분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주최로 지난달 7일 한양대 대학원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 ‘밑으로부터의 세계화: 트랜스내셔널리즘의 이론과 실천’ 현장. 사진 제공 비교역사문화연구소
한양대 비교역사문화연구소 주최로 지난달 7일 한양대 대학원에서 열린 국제학술대회 ‘밑으로부터의 세계화: 트랜스내셔널리즘의 이론과 실천’ 현장. 사진 제공 비교역사문화연구소
‘민족’의 동굴 벗어나 글로벌 패러다임 속으로

1980년대부터 고대 일본의 전형적인 무덤인 전방후원분(前方後圓墳·앞쪽은 사각형이고 뒤쪽은 원형인 무덤)이 한반도 남부에서 잇달아 발견됐다. ‘일본에 문화를 일방적으로 전해준 한국 땅에서 일본식 무덤이 발견되다니….’ 한국 학자들은 이 무덤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일본 학자들은 고대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지배했다는 증거라며 흥분했다.

‘국민국가’의 시각으로 보면 한반도엔 한국인, 일본열도엔 일본인의 역사만 존재해야 한다. 그러나 3∼5세기 한반도 남부에 살았던 사람들에게 과연 한국인, 일본인이라는 분명한 개념이 있었을까.

○ 국가 경계를 벗어난 시각

최근 국가의 경계를 넘어 역사 철학 문학 사회 문화 정치 현상을 바라보고 연구하려는 트랜스내셔널리즘(초국가주의) 인문학이 주목받고 있다. 어느 특정 국민국가의 관점이 아니라 좀 더 객관적인 시각에서 다양한 현상을 바라보자는 연구 경향이다.

이에 따라 트랜스내셔널리즘이 동아시아의 역사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고구려사가 한국사냐, 중국사냐 하는 논쟁은 국민국가의 렌즈로 고대사를 보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임지현(역사학) 한양대 교수는 “고구려는 한국, 중국만의 역사가 아니라 유목민문화, 농경문화가 섞인 국제적 공간”이라며 “세계사적 문명 교류의 차원으로 역사를 바라보는 인식 전환이 있어야 소모적 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트랜스내셔널리즘 인문학이 기존 탈(脫)민족주의와 다른 것이 무엇이냐는 의문도 있다. 그러나 임 교수는 “탈민족주의는 국민국가가 존재한다는 점을 완전히 부정하지만 트랜스내셔널리즘은 국민국가의 존재를 인정하되 고정 불변한 체제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한국이 주도하는 트랜스내셔널리즘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