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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3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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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여 있는 감정의 실타래를 풀다.’
사람들은 흔히 감정이나 인연을 실에 비유한다. 어려운 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았을 때도 ‘실마리를 풀었다’라고 한다. 한번 꼬인 실은 잘라 내지 않는 이상 풀기가 힘들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아테네 왕자 테세우스의 이야기도 실과 관련이 깊다. 테세우스는 사람들을 위협하는 미노사우루스(머리는 황소이고 몸은 사람인 괴물)와 대적하기 위해 한번 들어가면 빠져 나올 수 없는 미궁(迷宮) 속으로 들어간다. 괴물을 죽인 그는 무사히 미궁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크레타의 공주 아리아드네가 미리 건네준 실타래를 풀면서 미궁 속으로 들어갔기에, 실을 잡고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훗날 아리아드네의 실타래는 ‘어려운 일을 해결하는 방법이나 물건’이라는 의미로 통했다. 테세우스에게 있어 실은 자신의 생명을 구해준 ‘생명의 실’인 셈이다.
○ ‘생명의 실’에서 ‘뷰티의 실’로
실은 인간의 생명을 살리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도구다. 수술 부위를 깁고 찢어진 부위를 꿰매는 데 쓰이기 때문이다.
처음 등장한 의료용 실은 수술 뒤 일주일이 지나야 꿰맨 실밥을 풀 수 있었다. 따라서 수술 부위의 회복시간도 길고 흉터도 크게 남았다.
이런 단점을 보완한 실이 바로 인체에서 녹아 흡수 되는 실이다. 종류와 재질도 다양해 심장 수술이나 위 수술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녹는 실의 등장은 성형수술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 예전에는 피부를 절개한 후 실로 꿰매 쌍꺼풀을 만들었다. 수술한 티도 많이 나고 붓기도 심해 회복이 오래 걸렸다.
그러나 녹는 실의 개발로 절개 없이 실만으로 쌍꺼풀 만들기가 가능해 졌다. 붓기와 흉터가 적어 회복에 걸리는 시간도 반 이상 줄었다.
○ 처진 살의 실마리를 풀다
인간의 늘어지고 처진 피부도 실이 해결하는 경우가 있다. 실을 이용한 리프트 성형술이 등장한 것. 1999년 러시아의 슐레마니츠 박사가 개발한 ‘압토스’라는 실을 이용해 시술하는 ‘매직 리프트’가 시초이다.
한국에는 2003년에 소개됐다. 하지만 실의 힘이 약해 처진 피부를 당기는 효과가 오래 가지 못하고 실이 피부 밖으로 드러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겼다.
이후 불가리아의 세르데브 의사가 이른바 ‘세르데브 리프트’ 시술법을 개발했다. 실을 피하지방층에 묶음으로써 탄성을 높였지만, 이 방법 역시 처진 피부를 당기는 힘 자체가 약해 효과가 만족스럽진 않았다.
2005년에 들어서야 기존의 문제점을 개선한 시술법이 등장해 미국, 캐나다, 유럽에서 인기를 얻었다. 미국 성형학회를 통해 알려지게 된 ‘컨투어 리프트’란 시술법이 그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도 1cm 안팎의 절개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한 것이 ‘SS(Super String) 미라클 리프트’다.
○ ‘톱니바퀴 실’이 흘러내리는 살을 잡다
‘SS 미라클 리프트’는 톱니바퀴처럼 미세한 돌출 날이 달린 실로 늘어진 피부를 잡아 올려 주는 성형술이다.
실의 재질은 수십 년간 외과 수술에 이용됐던 폴리프로필렌. 긴 바늘을 이용해 단단한 근막(근육을 감싸는 막)에 실을 넣어 고정 포인트를 만든다.
이때 만들어진 바늘구멍을 통해 늘어진 부위의 피하지방층까지 실을 넣은 뒤 위로 잡아당긴다. 실의 톱니바퀴가 처진 조직을 단단하게 끌어올린 뒤 고정시킨다.
늘어진 피부만 올리는 것이 아니라 피하지방과 피부와 근육을 연결해 주는 부분까지 함께 당기기 때문에 기존 시술법보다 더 뚜렷한 효과를 낸다.
피부를 칼로 째지 않고 작은 바늘 구멍 정도가 남기 때문에 상처가 거의 없는 것도 장점. 국소마취 후 시술에 20∼40분 정도가 걸리고 부기나 멍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 실에서 콜라겐을 얻다
실에 있는 톱니바퀴가 피부조직을 당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진피층에 있는 콜라겐을 자극한다. 이로 인해 활성화된 콜라겐은 피부의 탄력을 높이고 피부를 깨끗한 톤으로 개선시킨다.
나이가 들면서 얼굴 살이 처지면 얼굴선이 뭉툭해지면서 얼굴이 커보이게 되는 요인이 된다. 처진 볼은 심술 맞아 보이고 우울한 인상도 풍긴다.
더라인 체형성형클리닉 조재호 원장은 “SS 미라클 리프트는 처진 볼을 자연스럽게 당겨 올려 줌으로써 얼굴선을 또렷하게 만들고 입가에 생기는 팔자주름을 없애며 탱탱한 볼을 만드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가늘고 긴 실이 세월을 꿰매는 시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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