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갈피 속의 오늘]1876년 그레이엄 벨 전화기 특허

  • 입력 2008년 3월 7일 02시 46분


간발의 차이가 역사를 바꾼 일이 비일비재하다. 언제 어디서나 통신이 가능하게 된 ‘초(秒)테크 시대’를 열어 준 전화기는 단 2시간 차이에 발명왕의 이름이 바뀌었다.

1876년 2월 14일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과 엘리샤 그레이가 거의 동시에 전화 발명 특허 신청을 했다. 그런데 미국 특허 사무국은 그해 3월 7일 ‘전기 진동을 일으켜 목소리나 그 밖의 소리를 전신으로 전달하는 방법과 기구’란 특허(번호 174465)를 벨에게 주었다. 벨이 그레이보다 2시간 빨리 특허를 신청했기 때문이었다. 벨의 이 발명으로 미국 전역에 전화기가 보급돼 10년 후인 1886년엔 15만 가구가 전화기를 소유하게 됐다. 이후 전화는 세계인의 필수품이 됐다.

벨은 돈방석에 앉았지만 이후 그레이 등으로부터 무수한 소송에 시달리기도 했다. 1877년 문을 연 벨 전화회사는 18년간 무려 600건의 법정 공방을 치러야 했다. 지난해 말 미국 언론인 세스 슐먼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의 비밀 추적’이란 책에서 “벨이 그레이의 작동 원리를 홈쳤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실 벨은 특허를 받은 뒤 사흘 뒤에야 통화 실험에 성공했다. 특허 신청도 후원자인 가디너 그린 허버드가 변호사를 통해 미리 하라고 지시해 빨리 한 것. 하지만 벨은 단 한 건의 소송에서도 패하지 않았다.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벨은 아버지가 만든 시화법을 농아들에게 가르쳐 주는 일을 하며 소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캐나다를 거쳐 미국 보스턴에 정착한 벨은 1872년 농아 교사들을 훈련시키는 학교를 세웠고 이듬해 보스턴대 음성생리학 교수가 됐다. 소리의 전달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던 벨은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기계 수리공이자 모형 제작자인 토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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