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복을 빕니다]‘종묘제례악’ 명인 성경린 선생

  • 입력 2008년 3월 6일 03시 00분


중요무형문화재 1호 ‘종묘제례악’의 명인 성경린(대한민국 예술원 회원·사진) 옹이 5일 경기 성남시 분당 보바스기념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7세.

15세 때인 1926년 이왕직 아악부원양성소에서 거문고를 배우기 시작해 1931년 이왕직아악부원양성소를 수료한 뒤 이왕직 아악수를 거쳐 1945년 구 왕궁 아악사를 지냈다. 국립국악원 악사장과 국립국악원장, 국악고교 교장 등을 거쳐 1986년부터 현재까지 국립국악원 사범으로 활동했다.

80여 년 평생 거문고 연주자, 국악 교육자, 이론가로서 궁중음악 외길을 걸어왔으며 생전에 지난해 작고한 심소 김천흥 선생과 더불어 국악계의 큰 어른으로 후학들의 존경을 받았다.

오랜 기간 방송 해설을 통해 국악 대중화에도 기여했으며 일본 대만 미국 캐나다 등 수많은 해외 공연으로 우리 전통 음악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2000년에는 국악 진흥 발전에 공이 큰 후학을 위해 1억여 원을 ‘관재 국악상’ 기금으로 기탁하기도 했다.

대한민국예술원상, 대한민국 모란장, 은관문화훈장, 세종대왕 600돌 대상 등을 받았으며 저서로 ‘조선음악 독본’ ‘조선의 아악’ ‘한국의 무용’ ‘한국음악논고’ 등을 남겼다.

고인은 생전 스스로의 삶에 대해 “풍류의 정신으로 자연에 맡기고 노을에 띄운 채 애처로운 가락으로 살아온 일생”이라며 “국악을 하려면 아주 파묻혀 이것 하나만 보고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아들 탁연(재미) 호연(회사원) 필연(사업) 씨 등 3남 4녀가 있다. 빈소는 분당서울대병원, 발인 7일 오전 10시. 031-787-1503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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