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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25일 06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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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남로5가역은 금융기관이 몰려 있는 금남로4, 5가를 끼고 있다. 금융권 엘리트들과 이용객들이 몰리는 주변 식당가는 저녁 시간이면 ‘넥타이 부대’ 특유의 활기가 넘쳐 난다. 광주학생독립운동 발원지인 광주제일고 교정의 기념탑과 기념역사관, 충장로5가 일대 한복 포목점 거리, 수창초교 일대 ‘가구의 거리’를 돌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 볼거리 가득한 광주의 ‘월가’역
금남로5가역은 삼성생명, 교보생명, 동부화재, 대신 대우 하나대투증권, 광주은행 본점과 신한 기업 하나 SC제일은행과 농협중앙회 등 은행지점, 센트럴 대한상호저축은행 등 금융사 직원들과 고객들이 많이 이용한다. 롯데백화점 광주점 고객도 많다.
줄잡아 하루 5000여 명이 이용하는 이 역은 양쪽 출구 간 거리가 150m 정도로 넓다. 2004년 지하철 개통 때부터 줄곧 근무해 온 민성기(64) 역장을 비롯한 역무원들이 사비를 들여 가꾼 정성으로 역사 내부가 밝고 깨끗하며 볼거리가 많다.
5번 출입구의 초대형 벽면 타일아트 ‘아름다운 광주’(서양화가 최영훈 작)는 무등산과 그 아래 모여 사는 정겨운 ‘빛고을’을 특유의 화려한 색감으로 표현해 이용객들의 눈길을 잡아끈다.
지하 2층에는 광주학생독립운동의 사진자료 등을 연대순으로 정리한 ‘광주학생독립운동 기념홍보관’이 있다.
역사무실로 통하는 남쪽 벽면에 꾸민 ‘추억의 영화거리’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이름 없는 별들’(1959년 작)부터 ‘돌아오지 않는 해병’(1963년)을 거쳐 광주 5·18민주화운동을 소재로 큰 성공을 거둔 ‘화려한 휴가’(2007년)에 이르기까지 화제의 국산영화 포스터 12편을 연작 타일벽화 형식으로 장식했다. 올해 북쪽 벽면에 다시 11편을 추가 전시할 예정.
민 역장은 “수준 높은 이용객들의 눈높이에 맞춰 깔끔하고 품격 있는 전시 소재를 계속 발굴해 금남로를 대표하는 ‘문화역’으로 꾸미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 수준 높은 ‘맛과 멋’의 거리
5번 출입구 바로 앞에는 지중해 별장풍의 2층 회벽 건물이 눈에 띈다. 여주인 이양인(43) 씨의 이름 끝자를 딴 카페 ‘in’(522-5200)은 촛불과 피아노가 있는 아늑한 인테리어에 저렴한 커피(2500원)와 맥주(4000원) 값으로 주변 금융가에서는 모르는 이가 없다. 아날로그식 분위기에 갈증 난 연인들과 올드 팬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까다로운 금융권 고객들의 입맛에 맞춘 오래된 식당들도 즐비하다. 광주일고 정문 앞 ‘일송정’(525-9977·1인 기준 1만∼2만 원)과 ‘수라’(514-3600·1만5000∼3만 원)는 홍어와 삶은 돼지고기, 생선회, 조림, 젓갈 등 30가지가 넘는 반찬이 나오는 전라도식 대중한정식으로 유명하다.
신한은행 뒷길의 ‘유명회관’(512-5574)은 5000원짜리 육회비빔밥에 10가지가 넘는 반찬과 구수한 된장찌개까지 딸려 나온다. 200g에 2만 원인 ‘광주식 생고기’도 인기 메뉴. 바로 옆 골목의 ‘골목길 낙지전문’(526-3258)은 전라도산 세발낙지만을 사용한 연포탕(1만3000원) 볶음비빔밥(1만3000원)을 찾는 단골들로 점심시간에는 대기 행렬이 길다.
명문 광주제일고의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은 유명 인사들이 단골로 들러 사진을 찍을 만큼 이름난 역사의 현장.
1929년 11월 3일 이곳에서 충장로로 뛰쳐나간 광주고보생들의 시위를 기념해 오늘날 ‘학생의 날’이 제정됐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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