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시인 “문화가 살아야 나라수준 높아진다”

  • 입력 2008년 1월 10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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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대에는 문화 강국으로서의 창조적 비약이 무엇보다 절실합니다.”

김지하(67·사진) 시인은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광화문문화포럼(회장 남시욱)의 제78회 아침공론에서 새로운 시대의 가장 중요한 동력은 문화라고 역설했다.

그는 ‘새로운 하늘을 열며-새 르네상스를 생각한다’라는 제목의 강연에서 “나라의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문화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시인은 “대선 기간 문화 공약을 제대로 내놓은 후보가 없어 씁쓸했다”면서 “21세기에도 문화가 정치, 경제에 얹혀 다녀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문화관광부 예산이 400억 원 삭감된 것에 대해 “인간의 창의력이 나오는 통로는 천재, 혹은 과거 문화유산에 대한 대담한 해석 두 가지뿐인데 문화 예산을 늘려야 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예산을 깎는 국회의원들의 인식을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청년 실업 문제에 대해서도 김 시인은 육체 노동 일자리가 아니라 문화와 연계된 일자리를 창출해야 해결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최근 들어 서구 지식인이 동아시아의 가치에 눈을 돌리는 ‘이스트 터닝(East-Turning)’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면서 21세기에는 우리 민족 고유의 가치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시인은 2002년 월드컵 당시 온 나라를 덮은 붉은 악마를 들면서 “붉은 악마의 물결은 역동과 균형, 유목과 정착이 결합된, 새로운 세상을 향한 집단적 예언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는 김문환 서울대 미학과 교수, 한나라당 박찬숙 의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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