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사랑없는 곳이 곧 지옥’ 몸으로 부른 사랑 노래

  • 입력 2007년 11월 22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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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돌아볼 것인가, 돌아보지 않을 것인가. 그리스 신화의 인물 ‘오르페우스’에는 사랑의 딜레마가 담겨 있다. 지옥에서 아내를 구하려면 뒤돌아보지 말아야 하고, 아내의 사랑을 확인하려면 뒤돌아봐야 한다.

27일부터 12월 2일까지 서울 광진구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는 댄스뮤지컬이라는 현대적 장르로 재해석한 서울예술단의 ‘오르페오’가 공연된다.

극에는 젊은 신세대 부부 동욱(거문고 밴드 연주자)과 유리(무용수)가 등장한다. 두 사람은 결혼 후 사랑이 식어 버린 커플. 극중극에서 오르페오와 에우리디체를 연기하던 두 사람은 신화 속 이야기와 달리 서로를 ‘뒤돌아보며’ 잃었던 사랑을 되찾는다.

“부부가 각자의 일에만 매달려 서로에게 무관심한 현실이 바로 ‘지옥(하데스)’입니다. 동욱이 극중에서 ‘에우리디체’가 아니라 ‘유리야’ 하며 뒤돌아보는 순간, 유리는 사랑을 확인하며 기쁨에 겨워 지옥으로 빨려 들어가게 됩니다.”

서울예술단의 정혜진 무용감독은 “살아 있는 사람이 저승에 다녀오는 이야기로는 그리스 신화의 ‘오르페우스’와 우리나라의 ‘바리데기’ 설화가 있다”며 “모티브는 그리스 신화에서 따왔지만 극중 지옥의 이미지는 그리스 신화의 지옥 ‘하데스’가 아닌 ‘바리데기’와 우리 신화 속에 나오는 지옥의 이미지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

객석 쪽으로 10도가량 경사진 무대에는 오르페오가 여행하는 한빙(얼음)지옥, 칼산(칼이 박힌 험한 산)지옥, 풍도(살을 에는 바람)지옥, 화탕(끓는 물)지옥의 영상이 비친다. 오르페오 역에는 올해 동아무용콩쿠르에서 현대무용부문 금상을 수상한 전혁진이 출연한다. 그는 “댄스뮤지컬은 처음 해 보는 장르”라며 “감정 연기에 초점을 맞춘 춤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화∼금 오후 8시, 토일 오후 3시, 7시. 1만∼6만 원. 1588-789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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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 전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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