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개운해지는 책 2권…‘자연&동심의 행복’ ‘행복한 미소’

  • 입력 2007년 11월 1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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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들었다고 긴장할 이유는 없다. 그냥 눈 가는 대로 맘 가는 대로 담아내면 된다. 책을 읽다 보면, 아니 보다 보면 순전한 마음을 가진 저자의 시선과 마주하게 된다. 한 사람은 일흔이 다 된 노(老)목사, 한 사람은 방송을 진행하는 스님이다.

옥한흠(69) 목사는 개신교계의 어른이다. 그러나 그가 두 번째로 낸 사진수상집 ‘자연 & 동심의 행복’(국제제자훈련원·1만4000원)을 들여다보면 그가 카메라에 담은 자연처럼 맑고 순수한 동심을 만난다. 국내외를 다니며 틈틈이 찍은 아마추어 사진에 글을 붙였다.

‘고향에 있는 앞산 중턱에는 봄이 돌아올 때마다 화사한 분홍색 꽃이 무리지어 피는 몇 그루의 야생 복숭아나무들이 서 있었다. 그 곁에는 커다란 바위가 앉아 있어서 그 위에 올라가 꽃을 바라볼 때면 노래가 절로 나오곤 했다.’ 산과 호수를 배경으로 만개한 분홍 복숭아꽃을 찍은 뒤의 단상이다. 일흔을 바라보는 노목사의 감성이 여전히 뜨겁게 살아 있음을 느낀다.

불교방송에서 3년째 ‘행복한 미소’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성전 스님은 글쟁이다. 그의 신간 이름도 ‘행복한 미소’(개미·1만 원). 그가 방송에서 낭독하기 위해 직접 썼던 ‘오늘의 발원’을 묶어 냈다. 스님은 기교로 글을 쓰지 않는다.

‘행자가 되어 살던 시절. 그 시절에도 소리 하나를 만났습니다. 도량을 쓸고 가던 늦가을의 감잎 뒹구는 소리. 어둠 내린 산사에서 고요히 정좌하고 앉은 자리로 감잎 구르는 소리가 다가와 내 마음에 조용한 파문을 남기고 갔습니다.’(내 인생의 시간)

스님은 고독으로, 사색으로, 그리움으로, 사랑으로 글을 썼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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