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 나 브리트니야 “내 인생을 보지말고, 내 노래를 들어봐”

  • 입력 2007년 10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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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란만장 스물여섯’ 브리트니 스피어스 4년 만에 5집 발표

“It's Britney, bitch.”(난 브리트니다, 어쩔래)

특유의 끈적끈적한 목소리로 읊조리는 한마디가 인상적이다. 타이틀곡 ‘기미 모어(Gimme more)’는 ‘한때’ 잘나갔던 가수 브리트니의 건재를 알리며 시작한다.

브리트니 스피어스(26) 5집이 29일 국내에 발매된다. 이번 5집은 결혼, 음주, 약물 과다 복용, 섹스 스캔들, 무면허 뺑소니, 성형 논란, 삭발 소동, 재활원 탈출, 양육권 다툼, 이혼 등 보통 사람이라면 평생을 거쳐 감당하기도 버거운 일을 겪은 그가 4년 만에 내는 앨범이다.

앨범 제목부터 심상치 않다. ‘블랙아웃(Black out·정전)’. 혹자는 그의 암울한 상황을 대변했다고 말하지만 그렇게 간단치는 않은 문제. 이번 앨범은 쉽게 말해 각종 스캔들 속에서도 최고의 스타가 된 마돈나의 길을 갈 것이냐, 부진의 나락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휘트니 휴스턴의 길을 걸을 것이냐를 판가름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9월 ‘MTV 뮤직어워드’의 컴백 무대에서 자신을 ‘살찐 돼지(fat pig)’라고 비하하며 무대에 올랐지만 일단 음악에 대한 반응은 나쁘지 않다. 빌보트 차트에 진입한 동시에 3위에 올랐으며 국내 음악 차트에서도 높은 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평론가들의 반응은 개인적 삶은 하락 곡선을 그려도 음악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는 것. 그의 굴곡진 삶과 음악 간 함수관계를 살펴본다.

○ 요정 브리트니-쉬운 댄스와 펑키록

키 163cm, 조그만 체구의 18세 소녀였다. 가창력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고 대단한 미모를 지닌 것도 아닌 그저 친근한 옆집 소녀 이미지였다. 하지만 그는 1999년 1000만 장 넘게 팔린 데뷔앨범 ‘베이비 원 모어 타임(Baby one more time)’으로 단숨에 팝의 요정으로 떠올랐다. 1년 4개월 뒤에 낸 2집 ‘웁스 아이 디드 잇 어게인(Oops, I did it again)’은 여느 가수에게나 따라다니는 ‘2집 징크스’를 깨고 대히트를 친다. 물론 이 두 장의 앨범 뒤에는 명프로듀서 맥스 마틴이 있었다.

음악평론가 배순탁 씨는 “1집이 1980년대 유로 댄스의 쉬운 스타일이었다면 2집에서는 좀 더 리듬을 강조한 펑키한 댄스곡과 록 음악을 시도했다”고 말했다.

○ 섹시녀 브리트니-퇴폐미 돋보인 팝

저스틴 팀벌레이크와의 열애 사실을 당당하게 공개한 브리트니. 2001년 3집 ‘브리트니’를 통해 노골적으로 노예선언(타이틀곡 ‘I'm a slave 4 U’)을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2년도 안 돼 팀벌레이크와 헤어진 그는 배우 콜린 패럴, ‘림프 비즈킷’의 보컬 프레드 더스트, 래퍼 에미넴 등 다양한 남자와 염문을 뿌리며 음악 또한 다양성을 추구했다.

음악전문잡지 오이뮤직의 배영수 씨는 “댄스곡 아니면 전형적 발라드였던 초창기와 달리 감각적인 타악기, 전자음, 관능적인 보이스의 퇴폐미가 돋보이는 독특한 팝 음반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 엄마 브리트니-최신 유행에 따른 일렉트로닉

두 아들의 엄마가 된 그가 기댈 곳이라곤 음악밖에 없었을까. 음악적 라이벌인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마저도 “브리트니의 가수생활은 끝났다”고 조롱했다. 하지만 그는 세간의 비웃음을 오히려 비웃듯 네이트 힐, 팀벌랜드 등 현재 음악 트렌드를 좌지우지한다는 정상급 프로듀서와 손잡고 5집 ‘블랙아웃’을 내놓았다.

배영수 씨는 “4집에서 일렉트로니카에 대한 높은 관심을 보인 그가 이번에는 더 노골적으로 전자음악에 대한 구애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며 “기계음을 극대화한 이번 앨범은 완성도만 놓고 보면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평했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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