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 하회탈 가운데 사라진 ‘별채 탈’ 日서 400년만에 발견

  • 입력 2007년 10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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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하회탈과 생김새와 조각기법이 같아 사라진 하회탈 중 하나인 별채 탈로 추정되는 탈. 크기는 하회탈 중 하나인 백정탈(높이 24cm·너비 16cm)과 비슷하다. 사진 제공 전경욱 교수
국보 하회탈과 생김새와 조각기법이 같아 사라진 하회탈 중 하나인 별채 탈로 추정되는 탈. 크기는 하회탈 중 하나인 백정탈(높이 24cm·너비 16cm)과 비슷하다. 사진 제공 전경욱 교수
사라진 하회탈 가운데 하나(세금을 징수하는 포악한 관리를 상징하는 별채 탈)로 추정되는 탈이 일본에서 발견됐다.

하회 별신굿 탈놀이에 쓰이는 하회탈(국보 121호)은 본래 13종 14점이지만 양반, 선비, 할미, 초랭이(양반의 하인), 각시, 부네(기생), 중, 이매(선비의 하인), 백정, 주지(2점) 등 10종 11점만 남아 있으며 별채, 떡달이, 총각 3종은 사라져 전하지 않는 상태다.

전통 탈 전문가인 전경욱(문화재 전문위원) 고려대 국어교육과 교수는 18일 “일본 규슈(九州) 구마모토(熊本) 현 야쓰시로(八代) 시립박물관이 19일부터 전시할 예정인 탈을 조사해 본 결과 우리 국보인 하회탈과 조각 기법과 생김새가 같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별채 탈은 사라져 형태를 알 수 없지만 탈의 얼굴 모양으로 보아 세금을 징수하는 포악한 관리인 별채의 탈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번 별채 탈 발견은 하회탈의 완전한 복원 및 연구에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 교수는 8월에 야쓰시로 시립박물관의 고증 의뢰를 받아 탈을 확인했으며 “인물의 표정이 정교하고 사실적으로 조각됐으며 코와 광대뼈의 생김새, 옻칠 흔적이 하회탈과 같다”고 결론지었다. 그는 또 “사라진 탈 3종의 형태를 기록한 문헌은 없지만 하회별신굿 놀이에서 역할이 13종으로 전해 왔으므로 사라진 탈의 종류는 3종이 맞고 그 가운데 별채의 생김새와 이 탈의 모습이 가장 가깝다”고 말했다.

야쓰시로 시립박물관은 이 탈이 임진왜란 때 왜군의 장수인 고니시 유키나가가 전리품으로 일본에 가져갔던 유물이라고 확인했다. 이에 따라 이 별채탈은 늦어도 16세기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전 교수는 “하회탈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고려시대로 보이지만 현재 국보로 지정된 것은 임진왜란 이후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이번에 발견된 탈이 현존 전통 탈춤에 사용된 가장 오래된 탈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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