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72>枕邊夢去心亦去, 醒後夢還心不還

  • 입력 2007년 10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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枕(침)은 베개 또는 베개를 벤다는 뜻이다. 邊(변)은 가장자리나 변경 또는 사물의 한 부분이나 방면을 뜻한다. 江邊(강변)은 강가이고 天邊(천변)은 하늘 끝을 뜻한다. 枕邊(침변)은 베개를 베었을 때 머리가 향하는 곳, 즉 베갯머리이다. 夢(몽)은 꿈 또는 꿈을 꾼다는 뜻이다. 亦(역)은 역시의 뜻이다.

去(거)는 옮겨간다는 뜻이다. 원래는 ∼에서 떠나간다는 뜻으로, 시간이나 장소에서 떨어져 간다는 뜻이다. 또 버린다는 뜻도 있다. 去就(거취)는 물러남과 나섬, 즉 進退(진퇴)와 같은 뜻이다. 除去(제거)는 없앤다는 뜻이다. 여기의 夢去(몽거)는 꿈을 꾼다는 의미이다.

醒(성)은 술이나 잠에서 깨어난다는 뜻이다. 깨닫는다는 뜻도 있다. 성취(醒醉)는 술에 취하고 깨어남을 뜻하고, 覺醒(각성)은 눈을 떠 정신을 차린다는 뜻과 잘못을 깨닫는다는 뜻이 있으며, 주의를 환기시킨다는 뜻도 있다. 還(환)은 돌아오다 또는 돌려보낸다는 뜻이다. 還生(환생)은 되살아남이고, 還給(환급)은 되돌려줌이다.

평시에 생각이 지극하면 꿈에서도 나타난다고 한다. 누군가는 사랑하는 이성이, 누군가는 그리운 가족이 꿈에 나타날 것이다. 그리운 고향을 찾아가고, 또 옛 시절로 돌아가기도 할 것이다. 또 애틋한 바람이 이루어지고, 기쁨과 행복을 누리기도 할 것이다.

그런 꿈이라면 깨어나서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한동안 가시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사실 그리 편한 마음을 선사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영혼을 지니고 살아가는 인생의 맛이 아니겠는가? 깊어가는 가을밤에 안타깝고 아쉬운 그런 꿈을 꾸고 싶다. 陳繼儒(진계유)의 ‘小窓幽記(소창유기)’에 보이는 시의 한 구절이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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