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질 거두고 두손 꼬~옥 잡읍시다”

  • 입력 2007년 10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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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열렸던 종교문화축제 행사장에서 상대 종교의 제의를 바꿔 입고 한자리에 선 종교지도자들. 사진 제공 종교지도자협의회
지난해 10월 열렸던 종교문화축제 행사장에서 상대 종교의 제의를 바꿔 입고 한자리에 선 종교지도자들. 사진 제공 종교지도자협의회
《다르다는 것은 거북하다.

친밀하지도 익숙하지도 않다.

그래서 ‘차이’는 자주 갈등과

오해, 편견의 배경이 된다.

외국인 이주자 100만 명 시대.

‘단일 민족’ ‘단일 문화’라는

결코 변치 않을 것 같았던 오래된

정체성이 무너지고 있다.

그렇다면 다문화 다민족시대를

맞아 우리는 어떻게 ‘차이’와

‘다름’을 수용하고 평화로운

공존의 방식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인가.》

10월 종교계의 화두는 단연 ‘공존’과 ‘상생’이다. 종교계가 힘을 합쳐 종교 간, 문화 간, 민족 간 벽을 헐어내고 한 마당에서 뒤엉키는 어울림의 마당을 펼친다.

20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수유동 화계사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린다. 박종화 목사(개신교) 수경 스님(불교) 박요셉 목사(개신교) 김대선 교무(원불교) 변진흥 박사(종교인평화회의 사무총장) 김지하 시인 이부영 화해상생마당 운영위원 등이 참석하는 ‘두 손 꼭 잡은 종교, 함께 나누는 평화’ 행사가 펼쳐진다. 이 행사가 특별한 이유는 종교계에서는 처음으로 이슬람 대표가 참석하기 때문이다. 이슬람중앙성원의 이행래 원로이맘이 그 주인공이다. 수경 스님이 화계사로 이 이맘을 초청해 강연을 한 적은 있지만 개신교까지 참여하는 종교계 행사에 이슬람 대표가 공식적으로 참석하기는 처음이다. 이 이맘은 “개신교인들의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 때도 느꼈지만 다른 종교, 다른 민족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끼리 대화가 절실하다고 생각했다”며 “종교들이 모든 사람을 아우르기 위해 화합하고 귀감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13일에는 경기 오산시 한신대 대학원 운동장에서 ‘난치병 어린이 돕기 종교연합 바자회’를 열었고, 28일 화계사에서는 사망한 이주노동자를 위한 종교사회단체 연합 천도재를 봉행한다. 이부영 위원은 “이주노동자로 입국해 산재로 또는 자살로 죽은 사람이 3000명이 넘는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다”며 “이럴 수가 있나라는 심각한 반성이 있었다”고 말했다.

7대 종단 대표들의 모임인 종교지도자협의회(종지협·회장 조계종 지관 총무원장)도 19일과 20일 서울 남산 한옥마을에서 제11회 대한민국 종교문화축제를 연다. 이번 행사는 해외 이주민 100만 시대를 맞아 ‘다문화가정과 함께 하는 어울림마당’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이번 행사에는 각 종교의 입교의식을 시연하는 ‘칠 성인 만나기’, 세계전통의상 발표회, 다문화 청소년들을 위한 ‘어울림 마당’ ‘어울림 콘서트’ 행사 등이 펼쳐진다. 또 참석이 어려운 농촌지역 다문화가정을 초청해 서울 관광을 시켜주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또 종교와 이념, 인종을 초월해 세계 평화를 위해 활동하는 국제적 비정부기구(NGO) 종교 간 세계평화위원회와 평화헌장회의가 26일부터 11월 3일까지 6·25전쟁의 격전지 강원 화천군에서 한반도 분단 극복과 세계 분쟁 종식을 위한 회의를 연다. 종교 간 세계평화위원회에는 달라이 라마,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 메어리드 코리건매과이어 등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이 소속돼 있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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