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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8월 1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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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누구나 주민등록증을 발급받는다.’ 이 뻔한 명제가 절망으로 다가온 이가 있다. 이유는 단순했다. 지장(指章)이 없었다. 교통사고로 왼쪽 팔과 오른손, 왼쪽 다리를 잃은 탓이다. 보통 사람에겐 소소한 일조차 아픔이어야 했던 삶. 스물두 살의 그 여성은 그렇게 40년간 오른팔과 턱으로 연필을 괴고 일기를 썼다. 저자에겐 ‘삶을 견딘다’는 의미였던 일기가 이제 책으로 나왔다. TV에서 소개된 바 있지만 책에는 영상 이상의 것이 담겨 있다. 손가락 대신 다른 신체를 이용해 책을 넘겨보기를. 눈으로만 볼 수 없는 한 송이 꽃향기가 눈가를 붉힌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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