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정부의 의뢰로 제작 중인 작품 제목은 ‘평화를 위한 소품(Small Pieces for Peace)’. 이 작품은 세계 각국의 작가 20여 명의 작품과 함께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의 하일리겐담에 설치될 예정이다.
이번에 선보일 ‘평화를 위한 소품’은 강 씨가 그동안 작업해 온 ‘놀라운 세상’ 시리즈와 맥이 닿아 있다. ‘놀라운 세상’은 어린이들이 보내온 그림을 활용하는 강 씨의 설치작품 연작.
이번에도 강 씨는 작품 제작을 앞두고 유네스코독일위원회와 함께 전 세계 어린이를 대상으로 10만여 장의 그림을 모으는 중이다. 유네스코독일위원회는 각국 학교에 어린이들이 생각하는 미래와 꿈, 가족, 사랑하는 사람 등을 그려 달라는 강 씨의 편지를 보낸 뒤 계속 그림을 받고 있다.
10만여 장의 어린이 그림이 모두 모이면 강 씨는 이 그림을 하일리겐담의 지붕도 없고 벽만 남은 교회 벽에 붙일 예정이다. 폐허처럼 벽만 남은 교회가 G8 정상회의가 열리는 동안에는 전 세계 어린이의 꿈을 담은 예술작품으로 변신하는 것. 설치 작업은 현지의 실직자와 노숙인들이 맡는다.
강 씨는 “어린이들이 그린 그림을 통해 세계 주요 국가 정상들에게 평화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세계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전시회 주최 측은 ‘평화를 위한 소품’ 옆에서 독일 감독 데트레프 부크 씨가 어린이들이 잠자는 모습을 촬영해 만든 단편영화도 상영할 예정이다.
강 씨는 “분단국가 출신 작가로서 한민족이 ‘갈라진 세계를 치료할 백신’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해 왔다”며 “세계의 문제가 풀려야 남북문제가 풀릴 수 있고, 남북문제가 풀려야 세계 문제가 풀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작품 제작의 의미를 설명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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