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디는 나의 힘”… 美 흑인음악 떠오르는 별 니요

  • 입력 2007년 4월 25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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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흑인 음악의 중심이 멜로디였다면 2000년대 흑인 음악의 중심은 단연 리듬이다. 팀벌랜드, 어셔, 시아라 등 ‘빌보드 스타’들의 노래는 하나의 중심 코드 아래 갖가지 리듬이 얹혀 있다. 지난해에는 저스틴 팀버레이크, 퍼기, 넬리 퍼타도 등 백인 뮤지션까지도 감각적 리듬이 강조된 힙합 음악으로 차트를 누볐다. 그러나 25세 흑인 싱어송라이터 니요(Ne-Yo)에게 중요한 것은 여전히 멜로디였다. 1년 전 데뷔 싱글 ‘소 식’과 데뷔 앨범 ‘인 마이 오운 워즈’로 빌보드 싱글, 앨범차트를 동시 석권한 것을 잊지 않은 듯 그는 다음 달 1일 여전히 세련된 팝 발라드 중심의 두 번째 앨범 ‘비코즈 오브 유’ 발매를 앞두고 있다. 전화로 만난 그는 역시 멜로디 얘기부터 꺼냈다.

“유행도 좋지만 멜로디가 풍부해야 사람들이 흥얼거리고 널리 알려지죠. 데뷔 1년 만에 전 세계 사람들이 내 이름을 기억하는 것도 노래가 좋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국내에서도 ‘소 식’, ‘섹시 러브’ 등 그의 곡은 벨소리, 통화연결음, MP3 등 디지털 시장에서 1억2000만 원(유니버설코리아 집계)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대박’을 터뜨렸다. 여기에 ‘섹시 스타’ 비욘세의 최신 발라드곡 ‘이리플레이서블’을 작곡해 빌보드 싱글차트 10주 연속 1위 기록을 만들어 냈으니 데뷔 1년 만에 그의 인생은 완전히 바뀌어 있었다.

“가장 좋은 건 신발부터 옷까지 내가 원하는 건 모두 얻을 수 있다는 거죠. 마치 어린아이에게 용돈을 더 줄 테니 비디오 게임을 하루 종일 하라는 것처럼. 하하, 농담이고요. 내가 정말 사랑하는 일에서 인정을 받았다는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 좋았어요. 유명해진 만큼 행동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도 있겠지만, 난 분명 음악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 느꼈답니다.”

그 힘은 고스란히 부담으로 되돌아왔다. 데뷔 앨범 한 장으로 미국 내에서 300만 장의 음반 판매를 기록했으니 두 번째 앨범은 이를 뛰어넘는 인기를 보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그도 인기를 의식할 수밖에 없는 듯했다.

“무엇보다 마이클 잭슨, 프린스, 스티비 원더 등 내 음악에 영향을 준 선배 뮤지션들에 대한 존경의 뜻을 담고 싶었어요. ‘소 식’ 같은 달콤한 멜로디를 기대하는 팬들도 있을 테니 늘 그렇듯 멜로디를 만들고 그 위에 리듬과 가사를 얹는 방식으로 작업을 했죠.”

‘소 식’의 2탄 격인 ‘비코즈 오브 유’부터 래퍼 제이지가 참여한 ‘크레이지’, 멜로디와 감각적 리듬을 혼합한 ‘어딕티드’ 등 수록된 12곡은 1990년대와 2000년대의 접점에 서 있는 느낌이다. 뮤지크 솔차일드나 에이컨 등 동료이자 라이벌인 흑인 싱어송라이터들과 달리 그는 ‘팝’적인 느낌을 담았다. ‘라이벌’ 운운하자 그는 “그저 동료들끼리 친밀감 표시로 하는 얘기”라며 웃어넘긴다.

인터뷰 내내 음악적 열정을 끝없이 보여 주다가도 “영화 ‘매트릭스’에서 주인공 네오가 세계를 분석하는 모습이 정말 멋지지 않아요?”라며 그는 뜬금없는 얘기를 늘어놓았다. ‘섀퍼 시머 스미스’라는 본명 대신 ‘니요’라는 이름을 만든 것도 그 ‘매트릭스’ 때문이란다. 그러고 보니 그는 아직 25세. 가수가 노래 따라간다는 통설을 고려한다면 이제 ‘소 식’은 그만 불러야 하지 않을까. 그의 반응은 ‘살짝 어이없음’.

“그 노래 지금까지 셀 수 없이 불렀는데 그때마다 아팠다면 말도 안 되죠. 올해 그래미 시상식 후보에도 올랐는데…. 전 아직 젊으니 언젠간 ‘소 식’을 뛰어넘는 노래로 그래미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거머쥐고 싶어요. 음악은 내가 가장 사랑하는 일이니까.”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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