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올림픽 톡∼톡 튀는 수상작들… ADC 서울 전시회

  • 입력 2007년 3월 26일 02시 56분


일러스트레이션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한 미국 만화가 크리스 웨어의 ‘퍼니 페이지’.  사진 제공 국민대 제로원디자인센터
일러스트레이션 부문에서 금상을 수상한 미국 만화가 크리스 웨어의 ‘퍼니 페이지’. 사진 제공 국민대 제로원디자인센터
산업디자인계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ADC(Art Directors Club)상. 1920년 산업 디자이너들이 만든 ADC에서 매년 시상하며, 주요 수상작들은 ADC 본부가 있는 미국 뉴욕에서 출발해 세계 주요 도시에서 열린다. 지금까지 국내에 몇 점씩만 소개됐으나 올해에는 서울 종로구 동숭동 국민대 제로원디자인센터에서 4월 15일까지 120여 점의 수상작이 선보인다.

수상작들은 그래픽디자인, 일러스트레이션, 광고 등 대부분 대중적인 분야여서 어렵지 않다. 미국 최고 만화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로 꼽히는 크리스 웨어가 뉴욕타임스 매거진에 연재하는 만화 ‘퍼니 페이지’, 뉴욕에서 혁신적인 디자이너로 불리는 스테판 사그마이스터가 만든 독특한 카탈로그 ‘애니 콴 브로셔’ 등이 먼저 눈에 띈다.

시사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도 주목할 만하다. 토미 리의 ‘히로모이즘’은 배트맨과 마오쩌둥을 나란히 놓은 포스터다. “중국의 젊은이들에게 영웅은 ‘마오’나 ‘공산주의’가 아니라 만화 속 캐릭터”라고 디자이너는 꼬집는다. 이 작품은 중국에서는 디자인 공모전에 출품하는 것은 물론 전시회에 선보이는 것도 금지됐다. 하비 니콜스의 ‘캘린더’는 명품의 시대 이른바 ‘머스트 해브 아이템’을 갖기 위해 감당해야 할 희생을 꼬집었다. 첫날 사진은 멋진 구두지만 나머지 30일은 똑같은 구운 콩 사진이다. 구두를 산 뒤에는 한 달 내내 콩만 먹고 살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 상을 받은 한국인 디자이너들의 작품도 선보인다. 올해는 재미교포 심예린 씨가 ‘클래스 매터스’로 그래픽디자인 부문 금상을 받았다. ‘클래스 매터스’는 평범해 보이지만 제본 방식이 독특한 한 권의 책이다.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종이가 우산처럼 공중에 머물렀다가 언제 어떻게 떨어질지 모른다. “불편하지만 계급 문제도 이와 같은 것”이라고 심 씨가 밝혔듯, 주제 의식이 묵직한 작품이다. 02-745-2490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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