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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27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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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킹’의 포리스트 휘태커는 통산 네 번째 흑인 남우주연상 수상자가 됐고 ‘드림걸즈’의 흑인 여배우 제니퍼 허드슨은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여우주연상의 ‘더 퀸’ 헬렌 미렌은 올해 62세, ‘미스 리틀 선샤인’으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앨런 아킨은 73세다.
‘더 퀸’에서 영국 여왕 역할을 맡은 미렌은 ‘여왕 전문’ 여배우로 알려져 있다. 올해 골든글로브에서 엘리자베스 1세(TV 드라마 ‘엘리자베스 1세’)와 2세(영화 ‘더 퀸’) 역할로 여우주연상을 한꺼번에 두 개 받았으며 지금까지 ‘조지왕의 광기’ 등 총 6편에서 여왕 역할을 맡았다. 2003년 영국 여왕에게서 여성 기사 작위인 ‘데임’을 받았다. 그의 남편은 ‘사관과 신사’ ‘레이’의 테일러 핵퍼드 감독이다.
미렌은 수상 소감에서 “50년 동안 엘리자베스 여왕은 위엄을 유지했고 머리 스타일도 항상 같았으며 언제나 엄격하게 핸드백을 들고 다녔다”며 “그 용기와 일관성을 정말 존경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트로피를 높이 치켜들며 말했다. “여왕이 안 계셨다면 저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입니다. 여왕께 이 상을 바칩니다.”
우간다의 독재자 이디 아민의 이야기를 다룬 ‘라스트 킹’의 휘태커는 189cm에 100kg에 육박하는 체격부터 킹 사이즈. 현재 프로듀서와 감독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번 영화 때문에 하루 24시간은 물론 꿈속에서도 이디 아민으로 살았다는 그는 거구에 어울리지 않게 트로피를 만지작거리며 안절부절못하다가 안주머니에서 수상 소감을 적은 메모를 꺼내 감동적인 수상 소감을 읽어 내려갔다.
“제가 어렸을 때 영화를 볼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가족의 차 뒷자리에서였죠. 제가 영화에 출연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중략) 모든 것이 가능합니다. 꿈을 가지고, 의지를 가지고 노력하면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디파티드’는 어떤 영화… 제79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편집상 각색상 등 4관왕을 차지한 ‘디파티드’는 홍콩 영화 ‘무간도’의 리메이크작으로 개봉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류더화(劉德華), 량차오웨이(梁朝偉) 등이 출연한 원작을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152분으로 줄여 할리우드 갱스터 영화로 새롭게 탈바꿈시켰다.
이 영화는 마피아 조직 보스인 프랭크 코스텔로를 잡기 위해 조직에 위장 잠입한 경찰 빌리 코스티건, 반대로 경찰 수사를 혼란스럽게 하고 정보를 빼내기 위해 경찰에 숨어든 조직원 콜린 설리번의 쫓고 쫓기는 이야기를 그렸다. 전작에서 량차오웨이가 맡았던 경찰은 리오나도 디캐프리오가, 류더화가 연기한 조직원은 맷 데이먼이 맡았고 맷 데이먼을 배후 조종하는 코스텔로 역은 잭 니컬슨이 맡는 등 호화 캐스팅으로 주목받았다.
설정부터 ‘대결 구도’인 디캐프리오와 데이먼의 관계는 영화 내내 팽팽한 긴장감을 더해 준다. 영화는 서로 속고 속이는 두 사람, 죽어야만 정체성을 되찾을 수 있는 이들의 내적 고민을 진지하게 파고든다.
미국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1위, 2700만 달러의 흥행 수입을 올린 것은 세 배우의 카리스마 덕분이다. 관객을 압도하는 이들의 눈빛 연기가 영화를 살렸다는 것이 평론가들의 공통된 의견. 지난해 11월 말 국내에서도 개봉된 이 영화는 전국 관객 75만5000명을 기록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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