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 베스트셀러]지에스북 인천공항 지점

  • 입력 2007년 2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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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이용객들이 10만 명이 넘는 인천공항. 저마다 목적지를 향해 떠나고 도착하는, 갈 길 바쁜 나그네들에게 공항은 잠시 거쳐 가는 정류장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곳에도 서점은 있다.

지에스북 인천공항지점은 얼핏 일반 서점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서점이다. 쉽게 예상할 수 있듯, 소설과 에세이류가 이 서점의 베스트셀러다.

이곳에선 다른 서점에서 만날 수 없는 ‘특별한’ 손님이 온다. 연예인들이다. 대형 스타가 와도 서점 직원들이 사인을 요청하기는커녕 무덤덤하게 대할 정도로 자주 온다.

윤병수 영업팀장은 “사람들의 시선을 덜 받는다는 생각 때문에 편안하게 찾는 것 같다”며 “방송국 구내서점보다 더 많이 이용한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말했다. 윤 부장이 꼽은 다독 연예인은 가수 이효리 씨. 자기계발서를 많이 산다고 귀띔했다.

연예인 대부분이 마음을 다스리는 법, 세상을 살아가는 법 등이 담긴 ‘마인드 컨트롤’류의 책을 많이 산다. “항상 무대에 서야 하는 심리적 압박감과 대중의 관심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이라는 게 윤 팀장의 분석.

국회의원들도 주요 고객층이다. 물론 직접 오는 경우는 드물다. 대신 보좌관이 온다. “의원님이 책을 사오라고 했는데…”라며 좋은 책을 추천해 달라고 한다는 것. 삼국지와 손자병법 등 ‘고전적’ 처세서를 많이 사간다.

역사서, 특히 한국사 관련 책이 다른 서점에 비해 많이 팔리는 것도 흥미롭다. “주로 해외교포들이 자녀에게 선물하기 위해 많이 삽니다. 외국에선 우리 역사를 배울 기회가 많지 않고 좋은 책도 없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윤 팀장은 “조선과 고려를 다룬 역사서가 특히 많이 팔린다”고 덧붙였다.

한국어 교재도 많이 팔린다. 교포들이 우리말을 잘 못하는 자녀를 가르치기 위해서다. 여행서나 자기계발서가 많이 팔릴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묵직한 경제경영서가 잘 팔리는 것도 특징. 미래학과 마케팅학 등 전문 영역을 다루는 수준 높은 책들이 꾸준히 팔린다. 여행 중에 갖고 다니기 불편할 듯한 양장본도 많이 팔린다. 미국과 유럽으로 떠나는 30, 40대 비즈니스맨들이 주요 독자층이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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