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신춘문예]중편소설 당선작 ‘나의 플라모델’ 당선소감

  • 입력 2007년 1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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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돌아 원점으로 왔다. 문학에서 멀리 떨어진 시간과 공간에서 헤매다 돌아와 구체적인 출발점을 얻었고, 내 안의 지도를 움켜쥐게 되었다. 참 많이도 분노했고, 지쳐 숨을 몰아쉬었고, 무너지기도 했다. 못나고 초라했던 시간에 입을 맞추며 따뜻한 인사를 하고 싶다.

‘한 시간은 그냥 한 시간이 아니고 향기, 소리, 계획, 풍토 등으로 가득 찬 항아리’라고 했던 프루스트의 문장이 떠오른다. 내게도 시간은 그냥 시간이 아니고 꿈틀대는 생명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제 길에 한 발 내디디며 사물에 갇힌 영혼을 불러내듯 시간의 심장 소리와 질책에 귀 기울일 것이다. 부지런히 걸으면서 살아야 할, 사랑해야 할 이유를 길마다 씨앗처럼 뿌릴 수 있는 글을 쓸 것이다.

늦게 출발하는 길인 만큼 노력하는 작가가 될 것을 약속한다.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소설을 바라보는 눈에 핏발이 서도록 질책해 주신 조동선 선생님께도 감사드린다. 말 없고 소심한 나를 그대로 지켜봐 준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 따뜻한 눈길로 격려해 주신 부모님께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김휘

△본명 김휘주 △1968년 서울 출생 △1993년 건국대 철학과·불문과 졸업 △1995년 건국대 대학원 불문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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