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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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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청자 중 명품으로 꼽히는 용천청자는 10세기 송나라 이후 1000여 년간 저장(浙江) 성 서남부 룽취안(龍泉) 일대에서 빚어진 청자다. 이곳에서는 북·남송, 원, 명, 청나라에 이르기까지 청자만 생산하는 가마들이 있었으며 원나라 때는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으로 수출됐다.
이 용천청자의 진면목을 볼 수 있는 전시가 국립중앙박물관 아시아관 신안해저문화재실에서 내년 5월 27일까지 열린다. 전시작은 1976년 발굴을 시작한 전남 신안 앞바다의 신안선에 실려 있던 용천청자 42점. 원나라의 국제무역선인 신안선은 1323년 중국을 떠나 일본으로 가다가 신안 앞바다에 침몰했다. 배 안에서 도자기 금속기 동전 등 3만여 점이 나왔다. 용천청자는 고대 청동기를 보는 듯한 묵직한 자태와 옥빛의 짙은 유색으로 돋보인다.
전시품 중에는 송나라 황제가 쓴 관요(官窯·관영 가마) 도자기를 모방해 실제 옥처럼 만든 청자어룡식화병(靑磁魚龍飾花甁)이 인상적이다. 목에 붙은 귀 장식에는 봉황(鳳凰)과 어룡(魚龍) 무늬를 넣었다. 중앙 입 주위로 5개 대롱형 작은 입을 붙인 다섯 대롱병(靑磁五管甁)에는 다산(多産) 신앙이 숨어 있다.
청자를 영어로 셀러돈(celadon)이라 부르는 것도 용천청자에서 유래했다. 16세기 유럽에서 용천청자가 유행할 당시 프랑스 작가 오노레 뒤르페의 소설 ‘라스트레’를 원작으로 한 오페라 ‘라스트레’에서 주인공 셀러돈이 옥색 의상을 입고 나왔기 때문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김영미 학예사는 “용천청자는 유약을 4, 5차례 입혀 농도가 진하며 문양보다 색을 강조해 깊은 호수 같은 느낌을 준다”며 “용천청자가 깊이 있고 묵직한 느낌을 주는 데 비해 고려청자는 자연스럽고 경쾌하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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