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클레피, 희망의 기록’

  • 입력 2006년 11월 25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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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레피, 희망의 기록/캐시 케이서 지음·최재봉 옮김/219쪽·9000원·푸르메

‘언론의 자유’는 영향력 있는 언론 매체나 저명한 저널리스트 입에서만 흘러나오는 거창한 말이 아니다. 때로는 바로 우리 옆에서 살아 숨쉬는 내 이야기일 수 있다.

이 책은 나치가 점령한 체코슬로바키아 남부 도시 부데요비체에 살던 소년들이 자신들의 일상과 세상에 대한 생각을 기록한 비밀 신문 ‘클레피’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다. 클레피는 체코어로 ‘뒷말’이란 뜻.

1940년 8월, 유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온갖 고통을 받던 소년들은 몰래 모여 허름한 종이에 기사를 타자로 친 뒤 사진과 그림을 곁들여 신문을 만든다. 신문이라고 하기에는 초라하지만 클레피는 유대인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매개체가 됐다. 이 신문은 한 해 동안 22호까지 발행된다.

이야기는 당시 신문 기고자였던 요한 프로인트의 시점으로 전개된다.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기적같이 살아난 프로인트는 1989년에 당시 신문을 다시 찾게 된다. 유대인 어린이들의 순수함, 다양한 당시의 그림 등이 책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원제 ‘The Underground Report’(2004년).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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