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추락하는 가장의 슬픈 자화상… 연극 ‘아버지’

  • 입력 2006년 11월 22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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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버지’에 출연하는 윤주상 씨. 사진 제공 모아
연극 ‘아버지’에 출연하는 윤주상 씨. 사진 제공 모아
2004년 서울 예술의 전당이 제작한 ‘갈매기’를 연출했던 러시아 볼쇼이 극단 예술감독인 그리고리 지차트콥스키 씨가 다시 한국 관객과 만난다. 12월 4∼31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공연되는 극단 코러스의 연극 ‘아버지’.

‘아버지’는 안톤 체호프, 헨리크 입센과 함께 근대 연극의 개척자로 꼽히는 스웨덴의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의 대표작. ‘아버지’는 집안의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아버지가 딸의 교육 문제로 아내와 갈등을 빚다가 가족에게 버림받는다는 이야기. 120년 전의 외국 작품이지만 이 시대 한국 현실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많다.

주인공을 맡은 배우 윤주상 씨는 “‘아버지’는 한없이 베풀기만 하는 자상한 아버지를 보고자 공연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전혀 다른 충격을 줄 것”이라며 “후반부로 갈수록 가족에게서 버림받아 벼랑 끝으로 떨어지고 마는 이 시대 아버지들의 슬픈 자화상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볼쇼이 극단 예술감독인 지차트콥스키 씨는 올여름 ‘형제자매들’로 한국을 찾은 레프 도진 씨와 함께 러시아를 대표하는 연출가. ‘아버지’ 한국 초연에는 ‘갈매기’ 주요 멤버였던 윤 씨와 이혜진 씨, 국립극단의 원로배우 백성희 씨 등이 출연한다. 무대 디자인은 2004년 ‘갈매기’의 애조 띤 무대를 선보였던 에밀 카펠루시 씨가 다시 맡았다. 그는 러시아의 대표적인 연극상인 황금 마스크상을 받은 연출가들의 무대를 거의 도맡았던 디자이너.

극단 코러스의 대표인 윤 씨는 “2004년 예술의 전당의 ‘갈매기’에 출연할 때 지차트콥스키 씨가 한국에서 연극 ‘아버지’를 올리고 내가 주인공으로 출연하면 기꺼이 연출을 맡겠다고 약속한 게 이번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2만5000∼3만5000원. 02-744-0300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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