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개그가 좋아”… ‘마빡이 신드롬’

  • 입력 2006년 1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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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마빡이’. 사진 제공 KBS
KBS2 개그콘서트의 인기 코너 ‘마빡이’. 사진 제공 KBS
마빡이를 흉내 낸 여고생들의 동영상을 응용해 제작한 TV 광고. 사진제공다음커뮤니케이션
마빡이를 흉내 낸 여고생들의 동영상을 응용해 제작한 TV 광고. 사진제공다음커뮤니케이션
“러시아 민속무용 ‘코사크’ 춤을 응용해 팔짱을 끼고 다리를 굽혔다 일어나며 이마를 치는 거예요.” “유격 PT체조 8번 ‘온몸 비틀기’를 반복하는 동작. 하나, 둘, 셋 구령에 이마를 때리면서….”

KBS2 개그콘서트(일 오후 8시 55분) ‘마빡이’의 주인공 정종철은 요즘 프로그램 홈페이지를 볼 때마다 조마조마하다. 게시판에 “이 동작을 해 달라”는 ‘어려운’ 주문들이 쇄도하자 개그콘서트 팀이 홈페이지에 ‘마빡이 신동작 참여’ 코너를 6일 따로 만들었기 때문. 마빡이 팀은 이들 중 힘들고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골라 프로그램에 반영한다.

이 코너를 기획한 개그맨 박준형은 마빡이에 대한 시청자의 관심에 대해 “몸으로 웃기는, 단순무식한 개그여서 일회성으로 끝내려 했는데 (이 같은 인기가) 믿기지 않는다”며 놀라워했다. 8월 말 이마와 허벅지를 쉴 새 없이 반복해 때리는 동작만으로 웃음을 선사한 마빡이는 방송 2개월 만에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패러디와 마케팅의 인기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마빡이의 일상’ ‘마빡이 다이어트’ 등 누리꾼이 제작한 패러디 웹툰도 인터넷에 등장했다. 인터넷 포털 다음은 3명의 여고생이 사용자제작콘텐츠(UCC) 채널 ‘TV팟’에 올린 마빡이 패러디 동영상을 응용해 ‘마빡이 실험쇼’라는 제목의 TV 광고를 제작해 방영하고 있다. 그 이전에 KBS2 추석 특집 ‘해피 선데이’에서 이휘재와 최홍만이 ‘마빡이’ 분장을 하고 출연했다.

정종철은 “학생 주임이 지각생들을 체벌하는 대신 교문 앞에 세워 두고 마빡이 동작을 시킨다는 글을 읽고 인기를 실감했다”며 으쓱거렸다. 인터넷에는 “학교 가을축제에서 선생님들이 단체로 마빡이를 선보여 학생들이 포복절도했다” “결혼식에서 사회자가 신랑에게 시켜 하객들이 웃음바다를 이뤘다”는 등 다채로운 사연이 이어지고 있다.

마빡이 마케팅도 등장했다. 싸이월드는 마빡이 미니미 아이템을 선보였으며 휴대전화 벨소리와 컬러링도 나왔다. 마빡이 멤버가 소속된 ‘갈갈이패밀리’는 크리스마스 캐럴 음반을 이달 중 출시할 예정이며 마빡이가 경찰 로봇이 된다는 어린이 영화 ‘마빡캅’을 기획하고 있다.

심리 전문 웹진 ‘슈레21’의 최창호(심리학 박사) 대표는 패러디와 마케팅에 활용되는 마빡이의 인기 요인에 대해 “인터넷을 하면서 마우스의 클릭 버튼을 반복해 누를 때 느끼는 재미와 ‘마빡이’의 단순하고 즉흥적인 반복 동작이 겹쳐지면서 젊은 층에 어떤 동질감을 주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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