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구겐하임박물관 크렌스 관장“박물관서 오토바이展 어때요”

  • 입력 2006년 11월 1일 03시 03분


“박물관 역할은 사람들이 문화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도록 만드는 겁니다.”

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브스에서 ‘박물관 운영 규칙을 다시 쓴 사람’이란 평가를 받은 토머스 크렌스(사진) 미 구겐하임 박물관장의 말이다.

31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개관 1주년 기념 기자회견에서 크렌스 관장을 만났다.

“정치적으로 혼란스럽고 테러리스트가 많은 지역에 박물관 등 문화시설이 들어가면 분쟁이 사라지는 경우를 경험했습니다. 문화는 정치의 새로운 대안입니다. 중동에 큰 전시를 준비 중이죠.”

그는 승부 근성이 강한 전략가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 초반 매년 45만 명 정도이던 구겐하임 박물관 관람객 수를 최근 300만 명까지 끌어올렸다.

“입장료를 싸게 한 것은 아닙니다. 뉴욕 구겐하임이 18달러, 스페인 빌바오 구겐하임이 12유로로 비싼 편이죠. 관건은 지역 주민뿐 아니라 외국인들도 매료시킬 수 있는 박물관을 만드는 겁니다. 뉴욕 구겐하임은 지역민 관람이 25% 수준인 반면 해외 관람객은 50% 이상을 차지합니다.”

구겐하임 박물관은 20세기 최고의 건축가 중 한 사람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설계한 뉴욕 박물관을 비롯해 스페인 빌바오, 독일 베를린, 미 라스베이거스 등 5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그는 세계화를 위해 박물관 운영에 ‘브랜드’ 개념을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5년간 해 온 253회의 전시 중 모터사이클 전시, 조르조 아르마니 전시가 관람객의 호응이 좋았습니다. 미술뿐 아니라 디자인, 패션에 이르기까지 기존 전시에서 벗어나 경계를 깨뜨린 새로운 전시를 많이 시도했습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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