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50기 국수전…24수의 단명국?

  • 입력 2006년 11월 1일 03시 02분


코멘트
이기고 지는 것은 승부사가 늘 겪는 일이지만 그렇다 하여 패배를 덤덤하게 넘길 순 없다. 상대의 신출귀몰한 솜씨에 당한 경우라도 쉽사리 털어 버리지 못하는데, 자신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승리를 바쳤다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노릇이다. 더군다나 아마추어에게서 볼 수 있을 법한 실수(백 24)로 힘 한번 못 쓴 채 끌려 다니다가 항서를 썼다면 여러 날 불면의 밤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런 형태에서는 참고1도 백 1로 이단 젖힌 다음 5로 전개하는 게 기본적인 행마다. 다음 흑 A로 밀고 나오는 수는 백 B에 흑 C로 잡아야 하므로 후수. 따라서 이 자체로 백의 뒷문은 닫혀 있다고 봐야 한다. 이에 비해 실전은 어떠한가. 이단젖힘을 깜빡한 대가는 혹독했다.

우선 흑은 25, 27을 선수로 두었다. 그리고 위쪽 석 점(흑 47, 49, 51)을 거추장스럽게 끌고 나올 것 없이 55로 변신할 수 있었다. 59의 통렬한 노림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참고2도 백 1의 우격다짐은 안 통한다. A에 백돌이 있었다면 상황이 달랐을 터.

24수 만에 승부가 났다. 185수 끝, 흑 불계승. 84…40, 131…100의 곳.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