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외로운 투쟁' '풀꽃단상'…이해인 수녀 책출간

  • 입력 2006년 10월 25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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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과 기도, 세밀한 일상과 자연, 이웃의 삶을 시로 노래해온 이해인 수녀가 깊어가는 가을 두 권의 시문집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사랑은 외로운 투쟁'(마음산책)과 '풀꽃단상'(분도출판사)이 바로 그것.

'사랑은~'은 지난 10여년간 이해인 수녀가 수녀원 밖 사람들에게 띄운 편지와 시를 월별로 엮은 책이다. 발렌타인 데이에는 '나무가 꽃을 피우고/열매를 달아 줄 때도/ 참 아픈거래'(친구야 너는 아니?), 가을에는 '꽃이 진 자리마다 열매가 익어가네/시간이 흐를 수록 우리도 익어가네/익어가는 날 들은 행복하여라'(익어가는 가을)고 노래한다.

이 책에는 그녀의 일상을 궁금해하는 많은 이들에게 띄우는 편지도 있다. '수녀님은 사랑을 해 본 적 있나요' '수녀님의 학창시절은 어땠나요' 등등. 이해인 수녀는 담담하게, 그러나 따뜻한 향기를 담아 답신을 써내려간다. '이해인'이라는 이름은 광안리 바닷가를 자주 오가며 만나는 바다(海)가 좋고, '논어'에 나오는 '인(仁)'이 좋아 1970년부터 필명으로 쓰게 됐다는 이야기(본명은 이명숙)며, 별명이 '요술공주' '수녀 시인' '구름 천사' 라는 얘기 등….

'풀꽃 단상'에서도 그녀의 일상에 대한 담백하지만 깊은 곳까지 어루만지는 정감있는 언어들이 배열된다. '뜨개질 일기' '첫눈 엽서' '동시를 읽는 기쁨' 등 기도를 통해 다져진 내면의 깊이가 일상이라는 창을 통해 울림으로 다가온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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