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삼라만상을 열치다’

  • 입력 2006년 10월 21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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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라만상을 열치다/김풍기 지음/280쪽·1만1000원·푸르메

월요일인 23일은 24절기 중 찬 서리가 내린다는 상강(霜降)이다. 도시인에겐 낯선 개념이지만 저자에게 24절기의 변화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어린 시절의 추억’을 환기시키는 장치다. ‘옛 시 읽기의 즐거움’ 등을 썼던 국문학자인 저자는 24절기마다 떠오르는 추억과 관련된 한시들을 가려 뽑아 이 책을 엮었다.

초봄에 곧잘 갖던 ‘입춘인데 왜 추울까’라는 의문도 책을 읽다 보면 풀린다. 입춘의 입(立)은 흔히 쓰이는 ‘서다’는 뜻과 달리 ‘곧, 즉시’라는 뜻이다. 입춘은 ‘곧 봄’이라는 뜻이니 봄을 뜻하는 ‘춘’을 썼다지만 겨울인 것이 맞다. 감성적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한시도 어렵지 않게 다가온다. 책 제목은 조선시대 문인 김구의 시 ‘문에 붙일 입춘 글귀를 쓰다’의 한 구절을 번역한 것이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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