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피아니스트 김선욱 군 英리즈콩쿠르 우승

  • 입력 2006년 9월 25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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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유학의 경험이 없는 순수 국내파 피아니스트 김선욱(18·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3년·사진) 군이 세계적 권위의 영국 리즈 피아노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24일 새벽(한국 시간) 리즈 타운홀에서 끝난 제15회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는 1위를 차지한 김 군과 함께 독일 폴크방 에센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 과정을 밟고 있는 김성훈(28) 씨가 5위를 차지했다. 리즈 콩쿠르에서 한국인이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75년 정명훈 씨가 공동 4위, 1984년 서주희 씨가 2위, 1990년 백혜선 씨가 5위를 차지한 바 있다.

김선욱 군의 우승은 예원중학교 졸업 후 음악영재로 곧바로 한국예종에 입학한 국내파 피아니스트가 거둔 성과란 점에서 더욱 돋보였다. 그는 결선에서 겨룬 6명 중 최연소로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1번을 연주했는데 심사위원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높은 평가로 1등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군은 이번 우승으로 1만4000파운드(약 2520만 원)의 상금과 함께 부상으로 내년에 사이먼 래틀이 지휘하는 런던 필하모닉과의 협연, 유럽 및 아시아 투어공연 등 100여 차례에 이르는 연주회 참여 기회를 얻게 돼 국제적인 스타로 발돋움할 수 있게 됐다.

1963년 창설돼 3년마다 한 번씩 열리는 리즈 콩쿠르는 차이콥스키 콩쿠르,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쇼팽 콩쿠르 등과 함께 국제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다. 올해 콩쿠르에는 39개국 235명이 참가 신청을 했다.

김 군은 본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결선 연주에서 정말 후회 없이 연주했다”면서도 “1등을 하게 된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며 기뻐했다. 그는 2004년 에틀링겐 피아노 콩쿠르 우승, 2005년 9월 클라라 하스킬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콩쿠르 사상 최연소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또 그는 “수상자 발표 후 심사위원장을 만났는데 어린 나이에 1등을 한 만큼 위험 부담도 많으니까 더 콩쿠르에 나가는 것보다는 이제부터 너만의 세계를 키워 나가야 한다는 충고를 들었다”며 “이번 우승에 만족하지 않고 공부와 연주 활동을 더욱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한국예종 예비학교에 입학한 뒤 피아니스트 김대진 교수를 사사해 온 그는 스승에 대한 감사의 말도 잊지 않았다.

김 교수는 제자의 수상 소식에 “연주자에게 콩쿠르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며 “선욱이가 리즈 콩쿠르 우승을 통해 BBC교향악단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함께 협연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만큼 자신만의 색깔을 갖춘 세계적인 아티스트로 성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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