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가 되고 싶어 모란 그림 걸었죠”

  • 입력 2006년 9월 11일 03시 05분


모란이 활짝 피어 있다면 돈이 넝쿨째 굴러올 거라는 믿음을 상징한다. 항상 두 마리로 쌍을 이뤄 그려진 물고기는 금실 좋은 부부애에 대한 염원이다. 무서운 호랑이가 눈을 부라리고 있다면 액운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우리 조상들은 민화에 다양한 소망을 담았다. 상상력을 기반으로 자유롭게 그려낸 구성의 파격성과 해학적 조형은 민화만의 미학이다. 12월 25일까지 열리는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신광섭)의 기획전 ‘민화―변화의 자유로움’의 작품 250여 점에선 하나하나 생생함이 느껴진다.

집을 장식한 민화는 집 안의 다양한 공간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다. 남성의 거주공간이자 문화생활 공간인 사랑방에는 문방도, 산수도, 호피도, 호렵도 같은 민화를 걸었고 여자들의 공간인 안방에는 화조도, 어해도 등 가정의 화목과 다산을 소망하는 그림을 배치했다. 특히 이번 전시에는 서울 마포구 신수동에 있다가 1970년대에 없어진 복개당(福介堂·세조대왕을 주신으로 모신 마을당) 유물인 전(傳) 조선 세조존영도, 인간의 수명과 화합을 관장하는 신으로 불사약이 든 조롱박을 가진 ‘수노인도’ 등이 전시된다. 02-3704-3156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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