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보르도 여성와인메이커모임 본 회장

  • 입력 2006년 9월 9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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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와인나라
사진 제공 와인나라
카리스마 있는 눈빛, 부드러운 목소리, 섬세한 말투, 노란 빛이 감도는 바닐라 색 정장….

그와의 만남을 마친 뒤 눈을 감고 이미지를 정리했다.

‘샤토 마르고….’

그랬다. 그는 프랑스 최고급 와인의 여왕으로 불리는 샤토 마르고를 닮았다. 프랑스 보르도 지역의 여성 와인 메이커 모임인 ‘레 알리노 뒤 뱅 드 보르도(LAVB)’의 코린 본(사진) 회장. 빈티지(와인 생산 연도)는 1961년.

그래서 물었다. 샤토 마르고를 좋아하냐고.

“전통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와인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좋아합니다. 비싸서 자주 마시진 못하지만….”

샤토 마르고는 2002년 코르크 마개 대신 스크루 캡을 사용한 화이트 와인 ‘르 파비용 블랑 드 샤토 마르고’를 내놓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본 회장도 1992년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피노 누아, 샤르도네 등 프랑스의 대표적 포도품종 12개를 모아 ‘레 자멜’이란 12개의 시리즈 와인을 내놓았다.

2004년엔 레 자멜을 업그레이드한 12개의 ‘포추니트(fortunate·별자리 와인)’를 내놓았다. ‘행운을 주는 와인’이란 뜻을 가진 포추니트는 와인과 별자리를 연결해 출시와 함께 화제가 됐다. 덕분에 수많은 대회에서 수상을 했다. 세계적 와인 전문지와 뉴욕타임스,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등도 포추니트를 소개했다.

“좋은 와인을 마시며 별자리 이야기를 나눈다는 착상 때문에 인기를 누린 것 같습니다.”

본 회장은 요즘 생산과 판매에 만족하지 않고 와인의 새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고급 와인 현지 투어, 빈티지 와인 투자, 와이너리 구입 및 관리 등.

두 시간 가까운 인터뷰 내내 꼿꼿한 자세를 풀지 않았다. 150년 넘게 명성을 지켜 온 샤토 마르고처럼.

“한국 와인시장의 규모는 일본의 10%에 불과하지만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어 20대 청년을 보는 것 같습니다.”

그는 한국과 중국을 21세기 아시아 와인시장을 주도할 국가로 지목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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