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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9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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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누구표 드라마’라는 말이 있다. 뻔한 내용이 아니라 작가만의 색깔이 도드라진 드라마. ‘드라마를 쓰다’는 그렇게 색깔 있는 방송작가들을 들여다본 책이다. 웹진 ‘매거진t’가 선정하고 분석한 네 명의 작가는 노희경 인정옥 신정구 황인뢰 씨. 모두 ‘누구누구표’에 딱 어울리는 작가들이다. 책은 이들이 작품과 인생 얘기를 풀어놓는 인터뷰, 드라마론, 명대사와 스틸 컷 등을 버무린다.
네 작가는 시청률과 별도로 새로움을 던져줬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노 씨는 트렌디 드라마 일색인 방송계에 묵직한 주제를 끌어들인 낯선 드라마로 충격을 줬으며, 인 씨는 ‘짱나’ ‘캡숑’ 같은 말투만 흉내 내던 청춘 드라마 대신 진짜 쿨한 감성을 녹여 넣었다. 신 씨가 만드는 ‘황당 시추에이션’은 어떤 적나라한 이야기보다도 날카롭게 현실을 꼬집는다. 황 씨는 PD지만 수다스러운 대사가 아니라 분위기로 말하는, 이른바 ‘작가주의’ 드라마를 선보였다.
드라마는 시청자의 반응에 따라 줄거리도 테마도 가변적인 게 사실. 그러나 이 작가들은 자신만의 철학이 담긴 드라마를 고집해, 시청자에 맞추는 게 아니라 시청자가 자신에게 맞추도록 이끈다. 기꺼이 몸을 맞추고 싶은 열혈 시청자들이 이번엔 독자가 되어 읽어 보면 어떨지.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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