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손끝에 번지는 말의 따뜻한 숨결

  • 입력 2006년 8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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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람….

백은재(11) 양의 머리카락이 얼굴을 휘감는다.

마장에 들어선 은재의 가슴은 두근거린다.

일주일 만이다. 어젯밤엔 잠도 설쳤다.

자신보다 훨씬 예쁜 머리칼을 가진 친구가 보고 싶었다.

은재보다 몇 배나 큰 덩치, 윤기 나는 갈색 피부의 아홉 살배기 수말 대한이를 만나는 날이다.

“대한아, 잘 지냈니.” 조심스레 목을 쓰다듬는 은재의 목소리가 살짝 떨린다.

하지만 대한이는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은재가 대한이에게 줄 선물을 슬며시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사과 조각과 각설탕.

먹성 좋은 대한이가 은재의 손바닥을 핥는다. “맛있지”라며 자신의 뺨을 어루만지는 은재를 대한이가 눈을 껌뻑이며 바라본다. “선생님, 준비됐어요.” 은재가 소리치며 대한이의 위에 올라탔다.

“이랴”하고 외치며 마장을 돌기 시작한 은재. 고삐를 당긴 채 천천히 마장을 돌던 은재는 안장에서 가볍게 일어났다 앉았다를 반복하며 속도를 낸다. 자신의 지시에 따라 속도와 방향을 조절하는 대한이의 목을 은재가 토닥여준다. 잘하고 있다는 칭찬이다.

한 줄기 바람이 천고마비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음을 알린 20일, 소녀와 말은 하나가 됐다.》

○ 말과의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큰 매력

걀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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