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의 바다서 평안의 바다로…강원용 목사 21일 영결식

  • 입력 2006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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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경동교회에서 열린 강원용 목사의 장례예배에서 김수환 추기경이 조사를 읽고 있다. 김 추기경은 “남북분단, 지역, 계층, 좌우익의 분열과 갈등이 더욱 심해진 요즘 고인의 정신이 아쉽다”며 추모했다. 이훈구  기자
21일 오전 서울 경동교회에서 열린 강원용 목사의 장례예배에서 김수환 추기경이 조사를 읽고 있다. 김 추기경은 “남북분단, 지역, 계층, 좌우익의 분열과 갈등이 더욱 심해진 요즘 고인의 정신이 아쉽다”며 추모했다. 이훈구 기자
“빈들에서 외치는 소리, 이 시대의 세례자 요한, 이제 사랑이신 하느님의 품속에서 평안히 쉬소서.”

개신교계 원로인 여해 강원용(如海 姜元龍) 경동교회 명예목사의 영결식이 2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장충동 경동교회 본당에서 유가족을 비롯해 김수환 추기경과 한명숙 국무총리 등 각계 인사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김 추기경은 조사를 통해 “목사님은 위아래 없이 모두를 복음의 예수님처럼 바다같이(如海) 넓은 마음으로 껴안아 주신 분”이라며 “특히 가난한 자, 소외된 자, 장애인, 노약자, 방황하는 젊은이들, 노동자, 농민 등 희망을 찾는 이들에게 형제며 자매였던 착한 목사님”이라고 애도했다.

“오늘날 우리나라는 남북분단에다, 지역 계층 좌우익의 분열과 적대감 속에 더욱 갈라져 있습니다. 매일같이 서로 주고받는 말은 격하고 나라의 장래가 어떻게 될지 가늠하기가 힘듭니다. 제발 대한민국이 뿌리째 흔들리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목사님이 그렇게도 강조하시고 실천하신 ‘대화’를 할 줄 아는 사람들이 되고 목사님의 ‘평화포럼’의 깊은 뜻이 실현될 수 있게끔 주님께 은총을 구하여 주십시오.”

김 추기경은 이어 “하늘나라에서 평생토록 마음을 다하여 사랑하신 하느님의 얼굴을 뵙고 계실 강 목사님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하느님께 빌어 달라”고 기도했다.

강 목사와 평생 각별한 인연을 맺은 한 총리는 장례예배 내내 눈물을 흘리며 강 목사의 타계를 애도했고 후학들을 대신해 대표 헌화했다.

장례예배는 정원식 이수성 이홍구 전 총리, 이어령 신낙균 전 문화부 장관,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백도웅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 6대 종단 대표 및 교인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20여 분 동안 진행됐다.

한편 폰 바이츠제커 전 독일 대통령, 샘 코비야 세계교회협의회(WCC) 총무,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미국대사 등 해외 인사들도 강 목사의 타계를 애도하는 조문을 보내 왔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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