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강원용 경동교회 명예목사 영결식 엄수

  • 입력 2006년 8월 21일 14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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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하늘나라에서는 목사님이 평생토록 마음을 다하며 사랑하신 하느님을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듯 뵈옵고 계시겠지요. 그 하느님께 우리를 위해 기도해주십시오."

17일 향년 89세를 일기로 타계한 개신교계의 원로인 여해(如海) 강원용(姜元龍) 경동교회 명예목사의 영결식이 유가족 및 김수환 추기경, 한명숙 총리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1일 오전 장충동 경동교회 본당에서 진행됐다.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장례예배에서 김 추기경은 대표 조사를 통해 "목사님은 위아래 할 것이 없이 모든 이들을 껴안으며 복음의 예수님처럼 한 생을 사신분"이라며 "특히 가난한 자, 소외된 자, 장애인, 노약자, 방황하는 젊은이들, 노동자, 농민 등 희망을 찾는 이들에게 형제며 자매였던 착한 목사님"이라고 애도했다.

또 "목사님이 추구하신 것은 돈도 명예도 권력도 아니라 오로지 이 땅, 이 겨레가 진리와 정의, 사랑 안에 살고 번영하는 것, 모든 이가 하느님 모습으로 창조된 존엄한 인간으로 존중되고 완성되는 것이었다"며 "님은 정녕 어둠 속을 밝혀준 큰 별과 같은 존재"라고 추모했다.

김 추기경은 "지금 우리는 남북분단, 지역, 계층, 좌우익의 분열과 적대감 속에 더욱 갈라져 있다"며 "목사님의 '평화포럼'의 깊은 뜻이 실현될 수 있도록 주님께 은총을 구해 달라"고 말했다.

장례예배를 집전한 박종화 경동교회 담임 목사도 "오늘 우리 곁을 떠난 강 목사님은 바로 예수님 곁으로 돌아간 것"이라며 "언젠가 예수님과 함께 부활할 것을 꿈꾸고 희망하며 그분을 기억하자"고 말했다.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도 추모 조사를 통해 "목사님은 약한 자에게는 한없이 부드럽고 인자하며 강한 자에게는 또 한없이 엄하셨던 분"이라고 회고하고 '작은 강원용'들이 많이 있으니 이제 편히 쉬라고 말했다.

특히 예배 도중 "말로만 하지 말고 진실로 행동하고 실천하라. 또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생각하라", "모든 생명은 세 번째 창조의 날을 향해 나아가고 있으니 새 하늘과 새 땅에서 다시 만나자"는 살아 생전 고인의 설교 음성이 흘러나오자 추모객들은 끝내 울음을 참지 못했다.

강 목사와 평생 각별한 인연을 맺으며 지내온 한명숙 총리도 1시간20여 분 가까이 진행된 장례예배 내내 눈물을 보이며 강 목사의 명복을 빌었다. 한 총리는 강 목사 후학들을 대표해 헌화했다.

장례 예배는 정원식 이수성 이홍구 전 국무총리,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 신인령 전 이화여대 총장,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및 백도웅 한국종교인평화회의 회장, 전팔근 원불교 교령을 비롯한 6대 종단 대표인 등 6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시간20여분 가까이 진행됐다.

고인의 운구는 장례 예배가 끝난 뒤 오전 11시30분께 경찰의 호송을 받으며 장지가 있는 경기도 여주군 남한강 공원묘원으로 떠났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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