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단체 “정부 말려도 아프간 간다”

  • 입력 2006년 8월 1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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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비정부기구(NGO)인 아시아협력기구(IACD)가 8월 3∼7일 아프가니스탄에서 한국인 2000여 명이 참석하는 ‘아프가니스탄 2006 평화행사’를 강행키로 해 정부가 행사 참가자들의 안전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규형 외교통상부 제2차관은 31일 “아프가니스탄의 정세가 매우 위험한 만큼 행사 참가를 위해 출국한 국민은 조속히 귀국하기를 바라며 출국을 계획 중인 국민은 아프가니스탄에 가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이 차관은 이날 소말리아 인근 해상에서 4월 무장단체에 납치됐다 117일 만에 풀려난 동원호의 선주회사인 동원수산을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부에 따르면 탈레반, 알 카에다, HIG 등 3개 테러조직과 지방 군벌 등이 아프가니스탄 정부 및 동맹군을 상대로 아프가니스탄 전역에서 테러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아프가니스탄 국방부는 올해 3∼6월 테러범의 공격과 군사작전으로 1100여 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올 5월 29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시내에서 미군의 교통사고로 촉발된 반미 반정부 폭력 사태로 20여 명이 사망하고 100여 명이 부상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군이 곧 아프가니스탄에서 병력 3000명을 감축하고 9월까지 국제치안유지군(ISAF)에 작전권을 이양하기로 돼 있어 그 틈을 타 테러가 더욱 빈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지금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IACD 측 관계자를 만나거나 IACD에 공문을 보내 행사의 연기나 취소를 요청했다.

그러나 IACD 측은 행사를 진행하는 데 안전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 현지에서 행사를 준비 중인 IACD 최한우 사무총장은 이날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이미 한국에서 행사 참석자 1500여 명이 아프가니스탄에 입국했다”며 “전혀 안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최 사무총장은 또 “당초 5일부터 행사를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상황이 좋아 3일부터 카불 등에서 봉사활동을 하기로 했다”며 “행사 참석자 중 500여 명은 이미 아프가니스탄에 2, 3번씩 왔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곳 상황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IACD에 따르면 IACD를 포함해 국내외 기독교 단체들이 이 행사를 추진하기 위해 모여 만든 ‘아프가니스탄 2006 평화운동본부’에 국내 1049개 교회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한편 온누리교회가 주축이 돼 8월 13∼15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한국의 기독교인 500여 명이 참석해 평화행진을 하려던 행사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군사분쟁 때문에 내년으로 연기됐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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