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가도 ‘록의 정신’은 언제나 쨍쨍

  • 입력 2006년 7월 12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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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우드스톡 록 페스티벌? 1999년 인천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의 악몽? 28∼30일 인천 송도에서 열리는 ‘2006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섞여 있다. 미국 출신의 5인조 밴드 ‘더 스트록스’의 공연을 시작으로 영국 밴드 ‘플라시보’, 힙합 밴드 ‘더 블랙 아이드 피스’까지 국내외 밴드 40여 팀이 참여한다. 2박 3일간 ‘록生록死’를 외칠 록 팬들에게는 ‘월드컵 16강 진출’을 능가하는 기쁨일지 모른다. 그러나 인천 트라이포트 록 페스티벌 당시

폭우가 쏟아져 공연이 중단된 적이 있어 성공은 아직 미지수다.》

지난해 두 번째 앨범 ‘유 쿠드 해브 잇 소 머치 베터’로 영국 UK 앨범차트 1위에 오른 스코틀랜드 출신 4인조 록 밴드 ‘프란즈 퍼디낸드’와 1999년 앨범 ‘비바 라 레볼루션’으로 230만 장의 판매를 기록한 7인조 일본 록-힙합 밴드 ‘드래건 애시’. 모두 한국 공연이 처음이라는 두 밴드의 리더 겸 보컬 알렉스 카프라노스(34)와 후루야 겐지(降谷建志·27)를 각각 e메일 인터뷰해 재구성했다.

▽알렉스 카프라노스=폭우로 공연이 중단된 사연이 있다는 걸 몰랐어요. 야외 공연은 기후에 따라 성패가 좌우됩니다. 온갖 악조건 속에서도 30년 넘게 열리고 있는 영국의 ‘글래스턴베리 페스티벌’처럼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도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으면 해요.”

▽후루야 겐지=전 한국에 한번도 가보질 않아 궁금했어요. 마침 일본의 ‘후지 록 페스티벌’처럼 한국에도 비슷한 공연이 열린다고 하니 참가하게 됐고 첫 공연이라 그런지 무척 떨리네요.

▽카프라노스=록 밴드들의 공연에는 으레 ‘록 스피릿’이 나오게 마련입니다. 과거 지미 헨드릭스나 ‘섹스 피스톨스’ 같은 뮤지션은 이를 저항정신이라고 말했지만 지금은 반드시 그것만은 아니에요. 공동체 의식이나 자유도 록 스피릿인 거죠.

▽후루야=선배 로커들은 가끔 ‘과거에 비해 진지한 음악이 없다’며 비판하죠. 하지만 자세에 있어서는 1969년 우드스톡 페스티벌이나 2006년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나 전혀 다를 게 없어요. 옛날과는 달리 음악 간 장벽도 많이 무너졌고 록 페스티벌에 ‘더 블랙 아이드 피스’ 같은 힙합 밴드도 참여하는 걸 보면 여전히 음악은 진화 중인 것 같아요.

▽카프라노스=‘프란즈 퍼디낸드’의 음악도 정의 내리기 어려워요. 굳이 말하자면 ‘멋지게 옷을 차려입은 네 남자의 댄서블(dancible) 팝 록’ 정도? ‘더 스트록스’나 ‘스노 패트롤’ 등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밴드 모두 장르에 얽매여 있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더군요.

▽후루야=록 페스티벌이라 관람객 안전 문제가 걱정스럽긴 하지만 우린 그날이 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어요. 헨드릭스처럼 우리도 역사에 길이 남을 공연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니까요. 1999년에는 폭우가 쏟아졌지만 이번에는 햇볕이 쨍쨍 내리쬘 겁니다. 우리가 기타를 징징대며 마이크 앞에서 울부짖는 한 우릴 멈추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요.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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