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6년 6월 13일 03시 00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한국사회의 반지성적 풍토를 민족주의의 팽창과 결부해서 분석한 책이 미국 스탠퍼드대 출판사에서 출간됐다. 스탠퍼드대 아시아태평양연구소(APARC) 소장으로 있는 신기욱(사회학) 교수가 쓴 ‘한국의 종족적 민족주의’(Ethnic Nationalism in Korea)이다.
신 교수는 영문으로 발간된 이 책에서 현재 한국 반미주의의 뿌리로서 한국 민족주의가 19세기 후반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어떻게 형성, 변형, 성장해 왔는지를 △역사적 기원 △민족주의의 정치 △현재의 이슈로 나눠서 심층 분석했다.
신 교수는 한국의 민족주의가 일제의 침략에 대항담론으로 형성되는 과정에서 혈연과 단일민족의식이 강조되면서 그 기원부터 종족적 민족주의의 성격을 지니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런 한국민족주의는 1920년대 이후 사회주의와 경쟁을 하면서 민족이 계급을 대신할 개념으로 최우선시됐고 그 과정에서 민족지상주의로 변질됐다는 것.
신 교수는 민족의 우월성을 강조하는 혈연적 종족적 민족주의는 유럽과 일본에서 유행하던 파시즘의 영향을 받았으며 사회주의를 배격한다는 점에서도 양자의 친근성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남선 이광수 등 식민지 시대 민족주의자들이 친일노선을 걷게 된 것도 일제 군국주의와 이런 속성을 공유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