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뷰]사랑도 복제할수 있을까…영화‘코드46’

  • 입력 2006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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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프리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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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46’은 복제인간을 소재로 한 SF 영화다. 인간복제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그것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하나의 유행을 이루는 연장선상에 있다.

또 보이지 않는 미래사회에 대한 궁금증을 우울이나 불안으로 담았다는 점에서도 기존 영화적 상상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영화의 특이점은 디지털적이지만 지극히 아날로그적 감수성에 충실하다는 것. 이른바 ‘사랑을 통제한다’는 미래사회의 설정 자체가 이색적이다.

인간복제가 이뤄지는 미래사회에는 보험증 여권 비자 등 여행에 필요한 것들을 하나로 통합한 신분증을 가진 ‘선택된 사람’들만이 사는 도시와 신분증이 없는 사람들이 사는 사막으로 양분되어 있다. 도시 사람들에게는 ‘코드46’(법률 46호)이 존재하는데 유전 형질의 다양성을 유지하기 위해 유전자가 50% 이상 일치하는 커플은 아이를 낳아서는 안 된다.

윌리엄 겔드(팀 로빈슨)는 시애틀에 본사를 둔 보험회사 조사원. 어느 날 위조 신분증이 나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중국 상하이로 향한다. 윌리엄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바이러스 덕분에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금방 알아차리는 신통한 능력을 갖고 있다. 그는 마리아 곤살레스(서맨사 모턴)란 여자를 용의선상에 올리고 추적하다 그만 사랑에 빠진다.

마리아의 범행 사실을 비밀에 부치려다 상사에게 들킨 그는 다시 사건을 해결하려고 상하이를 찾지만 마리아는 병원에 입원해 있는 상태. 마리아는 윌리엄과의 사랑으로 아이를 가졌지만, 아이의 DNA 검사결과 두 사람의 유전자가 50% 이상 일치함을 알게 된 정부의 통제로 기억이 제거돼 버렸다. 마리아는 오래전 사망한 윌리엄 어머니의 복제인간이었던 것. 어떻든, 마리아는 ‘코드46’을 어겨 강제로 중절수술까지 받는다. 영화는 기억이 상실된 마리아가 다시 윌리엄과 사랑에 빠지고 이번에는 윌리엄이 곤란에 처하는 상황으로 바뀐다. 이 영화는 미래사회라는 외피를 쓰고 금기를 넘어서는 사랑을 그린 멜로영화다. 진정한 행복이나 사랑은 복제가 아니라는 것, 아무리 기억을 지워도 인연은 어쩔 수 없이 또 만난다는 이야기다. 20일 개봉. 18세 이상.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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