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신춘문예]중편소설 당선작 ‘오란씨’ 당선소감

  • 입력 2005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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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밟는다.

길을 걷는다.

길을 헤맨다.

그러다 보면 또다시 길이다.

내게 길은 정글이다. 길은 미로다. 늘 다니던 길도 어느 순간 새롭고 낯설다. 나는 길을 밟다가 때로는 넘어지고 가끔은 주저앉기도 하고 대개는 헤맸다.

나는 자주 길을 원망했지만 그래도 길은 선뜻 자신을 열어 주었다. 반가움도 원망도 후회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였다.

가끔 길은 내게 위로의 말도 던지고 작은 쉼의 자리도 펴준다.

두렵고 떨린다.

앞으로 또 어떠한 길 위의 말들을 만나게 될지, 어떤 길의 시간 속에서 심연의 눈과 마주치게 될지.

무엇이 두려운지 항상 바늘 끝을 떨고 있는 나침판의 지남철만이 살아 있듯

내 길 위의 시간과 말들도 예민하게 갈고 닦아야겠다.

아. 이제 또 길이다.

미욱한 작품을 뽑아 주신 조성기 선생님과 권영민 선생님 그리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내게 소설에 눈 뜨게 해 주신 박범신 선생님, 그리고 ‘소설가는 성실한 목수 같은 사람’이란 것을 알게 해 주시고 도전을 갖게 해 주신 나의 스승 조동선 선생님께 머리 숙여 감사드립니다. 내게 문학의 빛을 보여 준 주님, 감사합니다.

배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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