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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1월 17일 03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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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안티문화는 반대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모습을 보인다. 일본의 ‘이지메’(왕따) 문화와 팬클럽으로 대표되는 집단문화, 그리고 인터넷의 결합으로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안티(Anti)’는 ‘반대자’라는 뜻을 가진 단어이자 접두사. 누리꾼들은 익명성을 방패 삼아 자신이 싫어하는 특정인이나 집단에 무차별적인 사이버 폭력을 가한다. 이들은 안티 사이트를 만들어 결속을 다진다. 그러나 오프라인에서는 그다지 결속력이 없다. 모습을 드러내며 비판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연예인 안티는 대표적인 안티문화 행위다. 유형을 살펴보면 먼저 특정인의 행동이 싫어 비난하는 경우다. 가수 문희준이 댄스음악이 아닌 록 음악을 한다는 사실이나 유승준이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합성사진 등 패러디로 우회적인 비난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표적이 되는 인물에 대해 근거 없는 사실을 퍼뜨리기도 한다. 2003년 문희준이 자살했다는 허위 기사가 한 인터넷 사이트에 떴던 것이 한 사례. 가수 옥주현, 서지영 등 여자 연예인들의 경우는 예쁜 척한다, 잘난 척한다 등 직업적인 활동과 상관없는 시기와 질투가 안티 사이트로 결집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미디어학자, 심리학자 등은 안티문화에 대해 △집단의 익명성에 기대 자신의 목소리를 내려는 욕구 △스타에 대한 질투심 △반대를 통해 자기 주장을 분명히 할 수 있다는 신세대들의 성향이 여과 없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서강대 나은영(신문방송학) 교수는 “영양가 있는 비판보다 대안 없는 비난이 많은 것이 문제”라며 “몇몇 과격한 의견이 대세인 줄 알고 따라가는 일부 누리꾼들 때문에 안티문화가 계속 재생산된다”고 지적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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