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김생 - 한석봉 ‘명필 대결’ 전시회 나란히 열려

  • 입력 2005년 1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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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낳은 명필(名筆), 김생과 한석봉이 각종 비석이나 탑에 쓴 글씨를 모은 전시회가 나란히 열린다.

▽돌에 새긴 선사들의 삶=성균관대박물관은 내년 1월 31일까지 ‘고려시대 금석문 탁본전’을 연다. 고려시대 주요 금석문의 탁본 49종 70점이 전시되고 있다.

불교를 국교로 삼았던 고려시대에는 고승(高僧)들이 입적하면 탑을 세우면서 당대 최고 문장가가 명문을 작성하고, 최고 서예가가 글씨를 맡아서 그의 일생과 업적을 기록한 탑비를 함께 세웠다. 이번 전시에는 현존하는 고려시대 고승들의 비석 탁본 33종 전체가 한꺼번에 공개된다.

특히 신품사현(神品四賢)으로 꼽히는 신라 김생(金生·711∼791)의 글씨를 모아서 만든 ‘태자사 낭공대사(朗空大師) 백월서운탑비’와 탄연(坦然·1070∼1159)의 글씨로 전해지는 ‘운문사 원응국사(圓應國師)비’의 탁본 글씨가 눈길을 끈다. 또 고려 태조 왕건이 짓고 당태종의 글씨를 집자한 ‘흥법사 진공대사(眞空大師)비’와 고려시대 탑 중에서 예술적 가치가 가장 높다고 평가받는 ‘법천사 지광국사(智光國師) 현묘탑’의 탁본도 전시된다.

▽한석봉 추모전=한신대박물관은 조선 중기의 명필 석봉 한호(石峯 韓濩·1543∼1605)의 서거 400주기를 맞아 그의 친필 비석 글씨와 그의 글씨를 모아서 새긴 집자(集字)비 등 50여 점을 전시하는 추모전을 16일까지 경기 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경기도 문화의 전당 전시실에서 개최한다.

특히 석봉이 39세 때 허균의 부친이며 동인(東人)의 영수로 활약했던 허엽(許曄)의 비문으로 쓴 ‘허엽신도비’와 59세 때 행주대첩의 승전을 기념해 세운 ‘행주대첩비’에 쓴 글씨는 각각 그의 중년과 말년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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