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시계 ‘자격루’ 원형복원…연내 조립 완료

  • 입력 2005년 9월 23일 03시 06분


10년 넘게 자격루 복원 작업에 매달려 온 남문현 건국대 교수가 1990년대 말 각종 자료를 토대로 그린 자격루 복원 조감도. 사진 제공 남문현 교수
10년 넘게 자격루 복원 작업에 매달려 온 남문현 건국대 교수가 1990년대 말 각종 자료를 토대로 그린 자격루 복원 조감도. 사진 제공 남문현 교수
1434년 세종대왕이 장영실(蔣英實)에게 지시해 만든 당시 최첨단 물시계인 자격루(自擊漏)가 원형 복원돼 전통 방식으로 작동된다.

소재구(蘇在龜) 국립고궁박물관장은 22일 “자격루 부품 제조가 마무리돼 다음 달부터 서울 경복궁 내 국립고궁박물관 지하 전시실에서 조립에 들어간다”며 “올해 말 복원을 마치고 2006년 초부터 시험 가동에 들어간 뒤 일반에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1990년대 초부터 시작된 자격루 복원 프로젝트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자격루를 원형대로 복원해 전통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원 춘천시가 2001년 공지천 조각공원에 원형 크기로 자격루를 복원했지만 물의 흐름이 아니라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작동하는 것이어서 원형 복원은 아니다.

자격루 복원 작업을 이끌고 있는 남문현(南文鉉·전기공학) 건국대 교수는 “실험실에서 자격루 복원 모델을 만들어 수차례의 작동 테스트에 성공했다”면서 “그러나 일반 공개에 앞서 실제대로 복원해 놓고 일정 기간 작동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자격루는 일정한 속도로 물이 흐르면 이에 따라 구리 구슬이 움직이면서 2시간마다 종과 징, 북을 쳐 시간을 알려준다. 세종 때 만들어진 자격루는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고 현재 덕수궁에 전시돼 있는 국보 229호 자격루는 16세기에 다시 만든 것이다.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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