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대회 준우승 징크스 탈출…최철한 9단 “이제 시작”

  • 입력 2005년 8월 22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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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철한 9단이 20일 제2회 중환배 세계바둑대회에서 우승한 뒤 우승컵을 들고 세계대회 첫 우승을 기뻐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사이버오로
최철한 9단이 20일 제2회 중환배 세계바둑대회에서 우승한 뒤 우승컵을 들고 세계대회 첫 우승을 기뻐하고 있다. 사진 제공 사이버오로
최철한(崔哲瀚·20) 9단이 마침내 ‘세계대회 준우승’ 징크스에서 벗어났다.

최 9단은 20일 대만 타이중(臺中) 시에서 벌어진 제2회 중환(中環)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 결승전에서 이세돌(李世乭) 9단에게 212수 만에 백 불계승을 거두며 생애 처음으로 세계대회에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200만 대만달러(약 7000만 원).

최 9단의 준우승 징크스는 3월 잉씨(應氏)배에서 시작됐다. 당시 국수 천원 기성 등 국내 3관왕을 보유하고 있던 최 9단은 중국의 창하오(常昊)9단에게 1-3으로 패해 잉씨배 우승컵을 넘겨줬다.

이때부터 최 9단은 슬럼프에 빠졌다. 5월 열린 국내 기전인 기성전에선 박영훈(朴永訓) 9단에게 2-3으로 타이틀을 넘겨줬다. 7월 열린 후지쓰배 결승에선 이세돌 9단에게 패배해 또 한번 준우승에 그쳐 “‘국내용 기사’가 아니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또 7월 이벤트 기전인 한중천원전에서도 중국의 구리(古力) 7단에게 1-2로 패했다.

그러나 와신상담한 최 9단은 이번 중환배에서 조치훈(趙治勳), 야마시타 게이고(山下敬吾), 요다 노리모토(依田紀基) 9단을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으며 20일 이 9단과의 대국에선 초반 전투에서 우세를 차지하고 중반 우변을 장악해 쾌승했다.

최 9단은 “세계대회에서 처음 우승해 기쁘고 이 9단이 양보해 준 것 같아 고맙다”고 말했다. 아버지 최덕순 씨는 “철한이가 요즘 국내외 대회 성적이 안 좋아 풀이 죽어 있었는데 이번 우승으로 슬럼프에서 벗어났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 9단은 올해 삼성화재배 도요타덴소배 후지쓰배에서 우승하며 세계대회 14연승을 기록했으나 이번 패배로 제동이 걸렸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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