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눈으로 듣는 교회음악…‘지상에 핀 천상의 음악’

  • 입력 2005년 8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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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에 핀 천상의 음악/이용숙 지음/252쪽·1만1000원·샘터

넓은 의미에서 볼 때 교회음악은 ‘목적음악’, 즉 특정 행사나 목적에 사용되는 음악 장르 중 하나다. 그러나 서양음악사에서 교회음악은 이런 장르의 제한을 넘어 음악의 거대한 뿌리와 기둥이었다. 17세기에 이르기까지 교회음악은 음악 기법과 양식의 거의 모든 중요한 변혁을 주도했다. 그 뒤에도 교회는 콘서트홀과 오페라 극장 못지않게 가장 생생한 감동을 이끌어내는 음악의 현장 역할을 해왔다.

저자는 17세기 몬테베르디의 ‘성모마리아의 저녁기도’에서부터 현대 아르헨티나 작곡가 라미레스의 ‘미사 크리오야’에 이르기까지 28곡의 교회음악을 오가며 그 매력과 음악사적 의미를 조망한다. 각각의 주제와 관련된 성화(聖畵)도 곁들여 눈과 귀를 동시에 매혹시키는 ‘성(聖)예술 체험’을 선사한다.

‘장엄미사’ 자필 악보에서 나폴레옹 전쟁 이후의 피폐해진 유럽에 평화가 정착되기를 희구했던 베토벤, ‘천지창조’를 작곡하면서 ‘날마다 힘을 달라고 기도했다’고 회상한 하이든…. 절대자 앞에서만은 한껏 겸허했던 작곡가들의 내면세계도 엿볼 수 있다.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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