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길 간식먹기 겁나요” 고속도 휴게소 35% 위생불량

  • 입력 2005년 8월 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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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5년 새 전국의 고속도로 휴게소 141곳 가운데 122곳이 위생상태 불량 판정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위생불량 적발 건수도 2001년 18건에서 올해 상반기에만 58건으로 해마다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휴게소를 관리하는 한국도로공사는 식품위생 관련 전문가가 한 명도 없고 위생교육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같은 사실은 도로공사가 1일 국회 건설교통위원회 이낙연(李洛淵·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고속도로 휴게소 위생 점검 자료에서 밝혀졌다.

▽도마에 하루살이가?=자료에 따르면 구마선 A휴게소는 올해 상반기 중 주방 도마에 하루살이가 묻어 있는 것이 적발돼 현지에서 시정 조치됐다.

경부선 B, C휴게소도 올해 냉동 보관해야 할 ‘핫바’와 달걀을 냉장 보관하다 시정 조치를 받았다. 제조일자가 쓰여 있지 않은 호두과자를 판매하거나 조리용 식칼에서 음식 찌꺼기 냄새가 나 바로 시정된 사례도 있다.

▽위생 불량업소 매년 늘어=위생불량 적발 건수는 2001년 18건, 2002년 73건, 2003년 61건, 지난해 79건 등 거의 매년 증가했다.

특히 올해는 6월 말까지 고속도로 휴게소 총 141곳(민자휴게소 26곳 포함)의 35%인 49곳(58건)에서 위생불량이 적발됐다. 적발 건수는 2001년 이후 총 289건으로 사후 시정 142건, 현지 시정 82건, 주의 53건, 경고 4건 등이다. 고속도로별로는 경부선이 82건으로 가장 많았고 영동선(32건), 중앙선(30건), 88선과 남해선(27건), 서해안선(24건) 순이었다.

▽식품 위생 전문가는 전무(全無)=현재 고속도로 휴게소 위생 점검은 도공의 6개 지역본부 시설영업과 직원 19명이 맡고 있다. 그러나 이들 중 식품 관련 학과를 졸업했거나 자격증이 있는 전문가는 한 명도 없다.

도공 직원에 대한 위생 관련 교육도 2001년 이후 중부지역본부가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받은 교육 2회가 전부였다.

이에 대해 도공 관계자는 “고속도로 휴게소가 2001년 113곳에서 올해 141개로 늘고 도공이 자체 점검 기준을 강화하면서 위생불량 적발 건수가 늘었다”며 “식약청 및 시민단체와 함께 휴게소 점검을 강화하고 전문 인력을 충원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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