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펀드매니저들, 평균 29세… 23%가 우울증

  • 입력 2005년 6월 7일 0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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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주재 한국총영사관의 우태희(사진)상무관이 국제금융의 중심지인 뉴욕 월가의 치열한 생존경쟁을 흥미진진하게 엮은 ‘세계경제를 뒤흔든 월스트리트 사람들’(도서출판 새로운 제안)을 펴냈다.

이 책은 뉴욕 근무 3년 동안 외국인 투자 유치를 위해 월가의 투자자와 애널리스트들을 만나면서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알기 쉽게 풀어 쓴 월가 입문서로 사진과 그림, 도표를 포함해 448쪽으로 나왔다.

이 책은 트래블러스그룹과 시티코프그룹이 합병하면서 샌디 웨일 트래블러스 회장이 새로운 금융 황제로 등극하고 시티코프의 존 리드 회장이 웨일 회장에게 밀려나는 과정, 그리고 한때 웨일 회장의 ‘양자’로 불리기도 했던 제이미 다이먼이 버림받았다가 ‘돌아온 탕아’로 월가에 다시 화려하게 등장하는 과정 등 월가의 지도를 바꿔 놓은 금융기관 인수합병(M&A)을 흥미진진하게 재구성해 놓았다.

저자는 월가에서 돈을 가장 잘 버는 펀드매니저들의 세계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2인자는 가치가 없고 오직 1인자가 되기 위해 뛰는 펀드매니저들의 생활은 화려함 그 자체이며 값비싼 명품과 어우러져 있다. 평균 나이가 29세에 불과한 이들의 모토는 ‘일찍 출세해서 돈을 움켜쥐고 빨리 은퇴해서 즐기기’.

그런가 하면 아침엔 월가로 출근해서 점심때는 시카고 공장을, 저녁때는 샌프란시스코 회사를 방문한 뒤 새벽에 뉴욕으로 돌아올 정도로 바쁘게 뛰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그러다보니 월가 근무자 중 우울증 환자가 23%로 미국 전체 평균치 7%에 비해 월등히 높다.

우 상무관은 “최근 수년간 월가는 회계부정, 애널리스트들의 비리, 펀드매니저들의 불법거래, 보험업계 담합 등 스캔들이 꼬리를 물어 툭하면 수사 대상이 되는 등 위기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월가는 젊음을 바쳐 도전해 볼 만할 정도로 매력 있는 곳”이라고 말한다.

월가에서 일하는 한인 1.5세와 2세 400여 명으로는 부족하며 더 많은 한국의 젊은이들이 월가에 진출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연세대 행정학과 재학 중 행정고시(25기)에 수석 합격해 상공부(현 산업자원부)에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우 상무관은 다음 달 귀국해 산업자원부에서 투자 업무를 맡을 예정이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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