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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5월 1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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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순간까지도 만세로 노래 부르다 해방된 조국 곱게 그리신 겨레의 꽃이여.’(유관순)
‘가슴에는 일장기를 달고 뛰었지만 마음속엔 태극기를 담고 뛰었다.’(손기정)
‘네 소원이 무엇이냐∼하느님이 물으신다면 대한의 독립이라고 말하겠어요∼.’(김구)
‘새벽종이 울렸네 새마을운동 전개하셨던 박정희 대한민국 근대화 경제적 발전 업적 이루신 박정희.’(박정희)
단군 김유신 세종대왕 안중근 이병철 정주영 등 역사책에서나 볼 수 있었던 인물들이 아이들의 입에서 동요로 되살아났다.
모두 114명의 역사 속 인물을 되살린 주인공은 동요 작곡가 박용진(朴龍鎭·41·역사음악연구소 소장) 씨. 그가 2년여에 걸쳐 만든 ‘한국역사인물노래’ 114곡이 음반 6장으로 구성돼 15일 출시됐다.
노래 가사의 주인공은 국사편찬위원회가 1999년 12월 뽑은 역사인물 100명과 그 외 유관순 손기정 등 국사 전문가에게 의뢰해 선정한 14명.
건국대 역사학과를 졸업한 박 씨가 114곡을 만드는 대장정에 돌입하게 된 것은 2년 전. 한 초등학교에 강의를 나갔을 때 아무도 안중근 의사의 의거 날짜를 모르는 것을 본 박 씨는 아이들이 쉽게 역사를 접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동요와 역사의 접목을 결심했다.
2년 동안 114곡을 만들고 300여 명의 어린이와 녹음 작업을 하면서 우여곡절도 많았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선정한 인물에 대한 다양한 평가였다. 특히 현대사 인물에 대한 논란이 많았다. 올해 초 녹음 과정에서 한 학부모는 이승만과 박정희 전 대통령을 한국역사 인물에 포함시켰다며 녹음을 거부하기도 했다.
박 씨는 “인간인 이상 과오가 없는 위인은 없다”며 “우리의 역사 속에서 평가할 만한 객관적인 업적이 있으면 다양한 평가와 무관하게 선정했다”고 말했다. 114곡을 만들다 보니 일부에서 다 비슷한 리듬의 곡이 아닐까 하는 우려도 있었으나 박 씨는 “철저히 시대와 인물의 배경에 따라 개성을 살려 작곡했다”고 말했다.
같은 기업인이지만 이병철 전 삼성그룹 회장은 서양식으로 웅장하게,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은 국악을 섞은 동양식으로 정겹게 작곡하는 식이다.
박 씨는 이번 음반을 각 위인 기념사업회에 무료로 기증하고 다양한 공연도 벌일 예정이다. 동아닷컴(www.donga.com)에서도 12곡을 들을 수 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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