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정호승-화가 박항률…‘눈 맞추다’

  • 입력 2005년 5월 9일 19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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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항률 작 '새벽'(2004년)
박항률 작 '새벽'(2004년)
시인 정호승의 시가 박항률 화백의 붓을 만나 아름다운 시화(詩畵)로 거듭났다.

정 씨는 ‘슬픔이 기쁨에게’ ‘사랑하다가 죽어버려라’ 등의 시집을 발표하고 소월시문학상과 동서문학상 정지용문학상 편운문학상을 수상했고, 박 씨는 고요한 내면세계를 바라보는 듯한 인물들의 모습을 그린 그림으로 유명하다. 올해 쉰 다섯 동갑내기인 두 사람이 인연을 맺은 것은 1997년 박 씨가 ‘그리울 때 너를 그린다’라는 시집을 내면서부터. 정 씨는 이 시집에 실린 박 씨의 시와 그림들에서 자신의 시와 일맥상통하는 점을 발견했고 이후 박 씨는 정 씨의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의 표지 그림을 그려주었다. 두 사람의 시와 그림은 따뜻하고 명상적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11∼17일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02-736-1020)에서 열릴 ‘박항률 정호승전-너를 사랑해서 미안하다’에는 정 씨의 시 ‘그리운 부석사’ ‘그리움’ ‘기다림’ ‘새벽’ 등의 시를 모티브로 삼아 박 씨가 그린 10호에서 100호 크기의 작품 31점을 만날 수 있다. 박 씨의 그림들은 사랑이나 그리움, 명상의 눈길이든, 혹 다른 세상을 꿈꾸는 것이든 눈길이 한없이 투명하고 고요해서 아련한 슬픔을 느끼게 한다.

허문명 기자 angel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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