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피아노 록이다…기타없는 록앨범 낸‘오메가 쓰리’

  • 입력 2005년 5월 3일 18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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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조 프로젝트 밴드 ‘오메가 쓰리’는 “실험적인 음악은 대중성이 없다고들 하지만 우리는 ‘피아노 록’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원대연기자
3인조 프로젝트 밴드 ‘오메가 쓰리’는 “실험적인 음악은 대중성이 없다고들 하지만 우리는 ‘피아노 록’을 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원대연기자
12일 데뷔 앨범 ‘알파비트’ 발매를 앞둔 3인조 프로젝트 그룹 ‘오메가 쓰리’. 이들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창에 ‘오메가3’을 쳤더니 난데없이 ‘우리 몸에 좋은 식물성 지방’ 또는 ‘건강 보조식품 오메가3’만 나올 뿐이다. 도무지 그룹의 정체를 알 길이 없다. “원래 ‘오메가 쓰리’가 뜻하는 바와 그리 다르지 않아요. 우연히 개 사료 봉지를 뜯는데 동그라미 위에 ‘오메가3 함유’라는 문구가 있더라고요. 순간 ‘이거 되게 좋은 것인가 보다’라는 생각이 들었죠.” (윤준호)

‘오메가 쓰리’는 모던록 그룹 ‘델리 스파이스’의 윤준호(35·베이스)와 최재혁(30·드럼), ‘윤도현 밴드’와 강산에 등의 음반 작업에서 키보드 연주를 맡았던 고경천(29)이 모여 만든 프로젝트 그룹이다. 앨범 제목 ‘알파비트’는 ‘첫 포문을 여는 울림’이라는 뜻이다. 이들이 말하는 그 ‘울림’은 바로 ‘피아노 록’이다.

“지난해 여름 우연히 술자리에서 ‘기타 없이 록을 해보는 건 어떨까’란 생각을 해봤어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기타를 뺀 자리에 피아노를 넣자는 얘기를 했었죠. 그리고 음악은 1980년대 인기 라디오 프로그램인 ‘전영혁의 음악세계’ 분위기가 나도록 복고 스타일로 만들었습니다.” (최재혁)

‘오메가 쓰리’의 키보드 연주자 고경천은 오리지널 피아노 대신 옛날 록 밴드들이 사용했던 멜로트론이나 해먼드오르간 같은 건반악기를 사용했다. ‘사카린’ ‘나의 노래’ 등 이들의 음악은 복고지향을 넘어 진지한 음악적 실험이 담긴 곡이다. 타이틀곡 ‘세 잎 클로버’도 밝고 경쾌한 곡이지만 마냥 가볍지만은 않다. 고경천은 이 곡을 자신의 외할머니를 생각하며 만들었다고 한다.

“1905년에 태어나셔서 20세기 한국의 모든 역사를 몸소 체험하신 분이죠. 하지만 지극히 평범한 분이셨죠. ‘세 잎 클로버’는 저의 외할머니처럼 한 번도 주목받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의 얘기입니다.” (고경천)

음반 발매를 앞두고 멤버들은 “마치 시험이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제 남은 것은 대중들이 매길 성적표. 그러나 이들은 초조함보다 후련함이 앞선다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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