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되기 직전 기도는?… “제가 선출되지 않게 하소서”

  • 입력 2005년 4월 26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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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이 유력해지자 마치 단두대가 내게로 내려오는 것 같았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사진)는 교황으로 선출되지 않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콘클라베(교황 선출회의) 당시의 심경을 25일 처음 털어놓았다.

교황은 이날 독일 순례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하느님께 ‘저에게 이러시면 안 됩니다. 더 활기차고 강력하게 이 과업을 완수할 수 있는 더 젊고 나은 후보들이 있습니다’라고 기도했다”며 “나의 기도를 들어주지 않으신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콘클라베 중에 동료 추기경이 건네준 메모가 그의 마음을 움직였다고 교황은 설명했다. 그 메모는 “주님께서 만약 ‘나를 따르라’ 하시면 거부하지 말고 순종하시오. 당신이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미사 때 ‘하늘의 뜻을 받아들이라’고 강론했듯이”라는 내용이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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